농식품부, 가축 방역 비상…럼피스킨 이번달 고비·AI 대책도 분주

2024-10-14 05:01
흡혈 곤충, 기후변화로 가을에도 활동
철새 분변서 바이러스 검출 '주의보'
열흘내 민간서 발생 가능성 커져

지난 7일 7일 오후 강원 속초시 대포동 일원에 설치된 럼피스킨 차단 위한 '임시거점 소독시설'을 관계자들이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이후 럼피스킨병(LSD)이 잦아진 데다가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검출되면서 방역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방역 당국은 이번달을 럼피스킨 방역의 고비로 보고 총력전을 펼친다. 동시에 철새 이동이 본격적으로 활발해지는 시기를 앞두고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분주하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난 10일 강원도 양양군 소재 한우농장(10마리 사육)에서 피부결절 등 의심 증상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 결과 럼피스킨 양성이 확인됐다. 감염된 소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살처분된다. 이번 럼피스킨 발생은 지난 4일 고성 럼피스킨 발생 이후 6일 만으로 양양에선 7일 만이다. 

럼피스킨은 소와 동물에 발생하는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피부(Skin)에 단단한 여러 혹(Lumpy)이 생기는 병이다. 주로 모기와 침파리 등 흡혈 곤충을 통해 전파된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높지 않지만, 소의 식욕부진과 젖소의 우유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방역의 변수는 기후 변화다. 올해 10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지난해 못지않게 럼피스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흡혈 곤충은 기온이 떨어져야 활동을 못하는데, 추석 연휴까지 폭염이 이어진 탓이다. 10월 중순에도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오르고 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위생해충학 교수는 "지난 겨울 강수량이 많아 모기가 많아졌고 기온이 평년보다 올라가면서 흡혈 곤충이 움직이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11월 중순에 한파가 발생하기 전까지 흡혈 곤충이 계속해서 돌아다닐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가축 농가는 충기를 늘려 곤충 방역에 신경 쓰고 지자체는 물 웅덩이나 습지에 유충 방제를 하는 식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방역도 본격화된다. 닭과 오리, 메추리 등 가금류에 피해를 주는 조류인플루엔자는 대개 철새를 통해서 감염된다. 대규모 철새 이동이 많은 시기인 10월 중순과 11월 초 방역 당국은 긴장의 끈을 조인다. 

특히 최근 철새의 분변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검출되면서 긴장감을 최고조를 향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난 10일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시키고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역시 기후 변화로 철새의 경로가 바뀌고 평년보다 일찍 이동하는 점도 방역의 변수로 지목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흐름을 보면 철새 분변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뒤 6~7일 뒤에 농가에서도 발생했다"며 "앞으로 열흘 정도를 특히 긴장하고 조류 인플루엔자 방역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지금은 전국 어디서든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전국 가금 농장은 조류 인플루엔자 검사를 강화하고 농장주는 의심 증상을 발견한 경우 신속하게 신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