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편의점 대기업, 日세븐일레븐에 인수 제안액 54조→63조원 상향

2024-10-09 17:33
54조원 제안 당시 "기업 가치 현저하게 과소 평가"
닛케이 "새 제안 받아들일지 여전히 불투명"

홍콩의 세븐일레븐 매장[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 8만5000개 세븐일레븐 매장을 보유한 세븐&아이홀딩스가 캐나다 편의점 대기업인 '알리멘타시옹 쿠시타르(ACT・Alimentation Couche-Tard)'로부터 인수 금액을 상향 조정한 새로운 제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9일 보도를 통해 세븐&아이홀딩스측이 ACT의 제안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논의해 대응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ACT의 이번 제안은 주당 약 2700엔(약 2만4000원)으로 8일 종가 2230엔(약 2만원) 보다 20% 정도 높은 수준이며, 전 주식을 인수할 경우 인수 금액은 7조엔(약 63조5000억원) 규모다. 실현되면 해외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ACT는 지난 7월경 세븐&아이홀딩스 전 주식을 주당 14.86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는 제안을 했지만, 세븐&아이홀딩스 측은 특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9월 6일자로 “기업 가치를 ‘현저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등의 서한을 ACT에 보낸 바 있다.

이전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7월 중·하순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주당 2200~2400엔 정도로, 당시 인수 총액은 6조엔(약 54조4000억원) 규모였다.

세븐&아이홀딩스 측은 ACT의 이번 제안에 대해 이사회 의장인 스티븐 데이커스(Stephen Dacus)를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열고 기업 가치를 적절히 평가한 것인지, 장기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인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세븐&아이홀딩스는 앞서 ACT 의 제안을 검토하기 위해 사내에 사외 이사로 구성된 독립위원회를 설치했다. 2023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경영권 지배를 목적으로 한 매수 제안과 관련해 도입한 지침에 따른 것이다.

다만 닛케이는 “세븐&아이홀딩스는 지난번 ACT의 제안에 대해 금액적인 측면 외에도 미국 경쟁법상의 이슈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어 세븐&아이홀딩스가 새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ACT는 ‘쿠시타르’, ‘서클K’ 등의 유통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북미를 비롯해 스웨덴, 핀란드, 아일랜드, 폴란드 등에 매장이 있다. 매장 수는 전 세계 약 30개국에 약 1만7000개에 달한다.

ACT는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으며, 시가총액은 약 800억 캐나다 달러(약 78조원)로 세븐&아이홀딩스를 능가한다. 2020년에도 세븐&아이홀딩스에 인수를 타진한 바 있는 ACT는 아시아 진출과 점포망 확대를 노리고 세븐&아이홀딩스의 인수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