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오모테나시'...日, 특유의 접객 서비스 AI로 대체 움직임

2024-10-09 13:51
음식점, 마트 등 적극 도입
서비스업 인력난으로 '접객 문화와 AI 융합' 가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접객 및 서비스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만성적인 일손부족 문제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오모테나시’라 불리는 특유의 손님 환대 문화를 AI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 코로나19 이후 활기를 되찾고 있는 술자리에서 직원 대신 활약하고 있는 것이 AI 기술을 활용한 가상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가상 캐릭터 관련 디바이스 개발 스타트업 게이트박스(Gatebox)는 최근 음식점을 대상으로 음료나 음식의 리필 주문을 제안하는 AI 접객 서비스 ‘AI 비서’를 개발했다.

생성 AI의 이미지 인식 기술로 고객의 테이블에 있는 술잔의 상태를 판단하고, 캐릭터가 주기적으로 주문을 요청한다. 월 이용료는 2만엔(약 18만 2000원) 정도로, 이미 대형 외식 체인을 포함해 20건 이상의 업체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

캐릭터는 주문 외에도 이용 시간이나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도 한다. 현재는 고객이 직접 주문을 입력하는 방식이지만 앞으로는 더 업그레이드 시켜 고객과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캐릭터와 고객이 대화하며 주문을 받거나, 과거 방문 기록을 바탕으로 캐릭터가 추천 메뉴를 제안하는 등의 기능을 추가한다.

또 다른 예로 종합 마트 체인을 운영하는 이온 리테일은 2023년 가상현실(VR) 관련 서비스를 전개하는 인스타VR(InstaVR)과 함께 ‘미소 짓기’나 ‘발성’을 훈련할 수 있는 AI 단말기 '스마일 군'을 개발했다. 직원 개인의 특징에 맞춰 인사할 때의 목소리 크기, 발음의 정확성 등 450개 이상의 항목을 판독해 점수를 제시하고 조언을 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2023년 여름부터 8개 매장에 시범 도입해 매장 직원이 하루 한 번씩 이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스마일 군' 도입 후 접객 시 직원들이 미소를 짓거나 인사를 실시하는 빈도가 약 60% 증가했다고 한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7월부터는 '이온', '이온스타일' 등 240여 개 점포에 2대씩 도입하고 있으며, 2025년 중에 약 380개의 전 매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음악 공연이나 불꽃놀이 등 대규모 행사에서 발생하기 쉬운 분실물 관리를 담당하는 AI도 등장하고 있다. 시스템 개발업체 ‘티파나닷컴’이 2023년에 개발한 ‘분실물 관리 사쿠라상’은 전용 단말기로 분실물을 촬영하면 브랜드 로고와 색상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클라우드에서 관리해준다.

일본에서 접객 문화와 AI의 융합이 진행되는 배경에는 서비스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난이 있다.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정직원 인력 부족 비율은 ‘음식점’이 59.8%, ‘여관 및 호텔’이 65.3%로 전 업종 평균(51%)을 크게 웃돈다. 인바운드(방일 외국인)의 급격한 회복에 대응할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