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천 20대 여성 살해범 박대성 '소주 4병 진술' 의문 제기
2024-10-07 16:41
흔들리는 '심신미약' 상태 범행 주장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박대성이 범행 당시 소주 4병을 마셨다는 진술이 거짓으로 확인됐다.
7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8일 박대성이 운영하는 순천시 조례동의 가게를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당시 가게에는 식탁에 안주와 함께 소주병 4개가 있었으나, 그중 술이 모두 비워진 것은 2병뿐이었다. 나머지 2병 중 1병은 마개가 따져 있었으나 술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1병은 개봉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소주를 4병 마셨다는 박씨의 진술에 따라 현장을 확인했으나, 진술처럼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는 박대성이 주장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에 의구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박대성은 사건 발생 약 4시간 40여분 전인 지난달 25일 오후 9시경부터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소주 4병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며 정신질환 증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범행 발생 약 30분 전, 경찰은 박대성의 가족으로부터 그의 극단적 선택이 우려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면담을 진행했으나, 당시 특이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박대성은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가게에서 흉기를 챙겨 나오고, 약 800m를 따라가 A씨를 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도주한 박대성은 약 2시간 동안 술집과 노래방 등을 돌아다니며 배회했고, 주차 차량을 발로 차다 차주와 시비가 붙은 상황에서 뒤쫓던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박대성의 신상 정보는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