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과거 이끌던 파벌 '수월회'의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서도 부실 기재 혐의가 발견됐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3일 수월회의 2019∼2021년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일부 누락분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에서 20만엔(약 180만원) 이상의 파티권을 구입한 개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기입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9년에 48만엔가량 파티권을 구입한 한 단체가 있었으나, 수월회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는 28만엔분만 반영됐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사무소를 통해 "경리 담당자에게 지시해 사실관계를 확인시키겠다"고 이 신문에 밝혔다.

가미와키 히로시 고베대 교수는 "지금까지 발각된 자민당 파벌의 불기재 사례와 같은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를 처음 제기한 인물이다.

자민당은 파티권 판매를 통한 정치자금 회계처리가 '비자금 스캔들'로 번지자 자체 조사를 거쳐 수십 명을 징계했다. 그러나 당시 조사에서 수월회 파벌에서는 문제가 발각되지 않았다.

수월회는 이시바 총리가 주도해 지난 2015년 만들었다가 6년 뒤인 2021년 해체한 군소 파벌이다. 이시바 총리는 일반인이나 지방 당원 사이에서는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파벌 정치가 뿌리 깊은 자민당 총재 선거전에서 파벌 도움을 못 받아 낙선한 뒤 수월회를 만들었다.

그는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했으나 주요 파벌 수장 '오더'가 좌우하는 결선 투표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밀려난 바 있다.

'비자금 스캔들'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연임을 포기하고 이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게 된 핵심 배경이기도 하다. 기시다 전 총리는 스캔들 이후 지지율이 추락하자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수월회를 둘러싼 이번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을 경우, 이시바 총리가 승부수로 던진 중의원 조기 해산을 통한 총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새 정권은 가능한 한 일찍 국민 심판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중의원을 오는 9일 해산하고, 이달 27일 조기 총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