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박혜정 선수가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바벨을 들어 올리는 법

2024-10-20 15:07

초등학교 6학년 때 유튜브에서 장미란 차관의 베이징올림픽 시합 영상을 보고 안산시 체육회에 찾아가 선수가 된 역도 박혜정 선수. 그는 끝없는 노력 끝에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포스트 장미란' 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박혜정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박혜정 선수 [사진= 연합뉴스]


어쩌다가 역도를 시작하게 됐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유튜브를 보다가 장미란 차관님의 베이징 올림픽 때 시합 영상을 보고 안산시 체육회에 찾아갔다.

흔히 예체능으로 분류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장래희망을 빨리 정하고 가능성을 입증해야 되는 압박감이 크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그리고 재능을 어떻게 입증했나
- 엄마는 반대가 없었고 아빠의 반대는 있었는데 제가 시합에서 메달을 많이 획득하고 신기록을 
세우다 보니까 아빠도 인정해주셔서 본격적으로 했다.

원래 꿈은 무엇이었나
- 유치원 선생님을 하고 싶었다.

이번 올림픽 어땠나
- 올림픽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국제 시합이라는 생각을 많이했다.

올림픽의 경험이 선수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준 부분이 있나
-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기 때문에 올림픽만 바라봤다.

올림픽 이후에도 많은 대회에 출전하는데 올림픽이 박혜정 선수에게 주는 의미가 궁금하다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이 뛰고 싶어하는 시합이지않나. 저 역시 가장 뛰고 싶었던 큰 대회였다. 별 생각없이 시합에 뛴다.

올림픽과 역도를 통해 배운 건 뭔가 
- 승부의 세계는 언제든 있다고 느꼈다.

힘든 시기임에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게 너무 대단하다. 멘탈 관리를 어떻게 하나
- 멘탈 관리를 집중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시합 때마다 떨리긴 하지만 최대한 안 떨려고 한다. 힘든 일이 있으면 빨리 극복하려고 애쓴다. 

임시현적사고, 신유빈적사고 등 선수들의 생각이 유행이 됐는데 박혜정적사고가 궁금하다
- 시합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다. 다만 3차 시기 때 아쉬운 결과가 있지 않았나. 그때 가장 많이 생각한 게 실수하면 어때 다음 올림픽 때는 금메달인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올림픽에서 친해진 선수가 있나
- 임시현 선수와 구본길 선수, 도경동 선수, 박상훈 선수와 친해지고 있는 것 같고 수영 황선우 선수와는 같은 나이라서 친해졌다. 

박혜정에게 역도를 잘한다는 의미가 궁금하다
-끈기가 없었는데 역도를 하면서 생겼다. 코치님과 감독님이 멘탈이 강해서 잘하는 거라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올림픽 준비하면서 힘든 일들이 작게작게 있었다. 엄마 일은 예상했던 일이라 감흥이 없었는데 선수촌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 남들한테 티를 안내려고 괜찮은 척을 많이 했는데 스스로를 세뇌 시키는 능력도 커진 것 같고 힘든 일이 있어도 역도 생활에는 지장이 없다는 걸 많이 느꼈다. 그것 덕분에 밑거름이 돼서 강한 박혜정이 되는 계기가 됐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시 여기는 게 있나
- 신뢰와 상대에 대한 믿음이다. 그리고 힘들 때 옆에 있어줬던 부분이 중요하다.

힘들 때 원동력이 되어주는 존재가 있나 
- 한명을 꼽기는 힘들지만 같이 역도를 하는 선배가 있는데 그 언니 성격이 털털하고 뒤끝이 없는 성격이다. 저도 주변에서 성격이 털털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근데 제가 세심해서 상대에게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이 있긴한데 그 선배가 저한테 상대가 기분이 좋든 안좋든 무슨 상관이냐 라는 마인드로 다가가는 게 낫다는 얘기를 많이 해줬다.

제2의 장미란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얻고 싶은 별명이 있나
- 별명이 너무 많이 생겼는데 역도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직업병이 있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직업병이 어떤 영향을 주나
- 선수들은 몸이 아프다. 저는 시합 일주일 전에 허리가 많이 아픈데 이번 올림픽 때도 복근 운동을 하루에 세번씩 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운동을 안하면 몸이 아픈 느낌을 받아서 쉬는 날에도 산책이라도 한다.

체급을 올리기 위해 어떤 것들을 하나 
-이미 무제한급이라서 체급을 올리려고는 하지 않고 오히려 유지하려고 한다.

선수 입장에서 무게의 차이는 뭔가 
-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1kg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130kg에서 1kg 올리는 건 엄청 큰거다. 그런 부분에서는 차이가 크다.

박혜정 선수의 꿈의 무게가 있나
- 역도에서 세계 1등이나 2등 자리를 유지하는 것 조차 힘들다. 지금은 세계2등이지만 세계 1등을 따라갈 거다. 1등 선수는 항상 1등만 하니까 2등 했던 선수가 어떻게 치고 올라올지 상상을 못하는데 2등 선수는 1등 선수의 기록을 보고 쫓아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 세계 1등 선수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넘을지 계획을 짜면서 코치님과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한다.

박혜정 선수에게 메달보다 더 중요한 건 뭔가
- 가족이 더 중요하다.

성공한 덕후가 된 경험이 있나
- 연예인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샤이니 민호 님과 이동욱 님이 제 시합을 보러 와주셨더라고요.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이동욱 님께는 연락을 못드렸는데 샤이니 민호 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전현무 삼촌과 박나래 언니도 맛있는 거 선물해주시고 밥한끼 사주겠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분들이에요. 

언제 가장 행복한가. 행복의 기준이 궁금하다
- 시합에서 메달을 따고 좋은 기록을 내는 것도 좋지만 시합 전에 운동할 때 운동이 잘됐을 때 기분이 좋다. 연습할 때 잘되면 시합 때는 더 잘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운동할 때 기록이 잘나오면 행복하다.

박혜정의 꿈은 뭔가
- 은퇴해서 지도자가 되고 싶다. 취미로 플로리스트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각자만의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 보이지 않는 무거운 짐의 무게를 너무 깊게 생각하지말고 짐이 무겁더라도 버티면 이겨낼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이겨내면 좋은 날이 오고 숨쉴 틈 없이 행복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