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신내각, 방위상 출신만 4명 '안보 중시'...여성 각료는 2명

2024-10-01 15:39
안보 중시 '이시바 색깔' 강한 신내각 출범
'아베파' 포섭 못해 불씨 안은 채 출발

1일 일본 신임 총리로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사진=AP·연합뉴스]


일본의 제102대 행정부인 이시바 시게루(67) 총리 내각이 1일 출범했다. 지난달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이시바 총재는 이날 임시국회 중·참의원에서 치러진 지명 선거를 통해 새 총리로 선출됐다. 이시바 총리는 임시국회에서 중원을 해산하고 27일 개표 일정으로 중의원 선거를 실시할 방침이다.

새롭게 출범한 이시바 내각의 특징 중 하나는 안보 정책을 중시하는 '이시바 색깔'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새 내각의 면면을 보면 방위상 출신 인사가 4명이나 입각했는데, 방위상 출신은 이시바 총리를 비롯해 이와야 다케시(67) 외무상, 나카타니 겐(66) 방위상,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이다.

외무상에 임명된 이와야 중의원과 방위상에 임명된 나카타니 전 중의원은 이시바 총리와 가까운 인물이다. 각료 외에 총리 보좌관에는 방위부대신 경험자이자 미일관계를 중시하는 나가시마 아키히사 중의원(62)을 기용했다. 정무비서관에는 이시바 총리 자신이 방위상이던 시절 비서관을 지냈던 쓰치미치 아키히로 전 방위심의관(64)을 앉혔다.

아사히신문은 1일, "안보정책에 정통한 베테랑을 배치해 총재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미일지위협정 개정과 ‘아시아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진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처음으로 입각하는 인사가 13명으로 많다는 점이다. 반면 여성 각료는 기시다 후미오 전 내각의 5명에서 줄어 2명 뿐이다. 결선투표에서 이시바 후보를 지지한 미하라 준코 전 후생노동부 부대신을 아동정책담당상에,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성 부대신(65)을 문부과학상에 기용한 것이 전부다.

기시다 후미오 전 정권은 지난해 9월 개각에서 역대 최다인 5명의 여성 장관을 기용한 반면, 부대신 및 정무관 자리에는 처음으로 '여성 제로'를 만들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이시바는 “여성이 원하는 직업, 여성이 되고 싶은 직업 환경이 갖추어져 않은 현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의석의 일정 비율을 여성으로 채우는 ‘쿼터제’의 조기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아사히는 "이번 각료 인사는 이시바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기존 최대 파벌인 구 ‘아베파’ 소속 의원은 없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내 파벌의 비자금 문제를 감안, ‘정치자금 수지보고서 미기재’가 발각된 의원은 기용하지 않아 아베파 가운데 입각한 인사는 한 명도 없다.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측도 포섭하지 못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사나에 후보를 지지한 아소파를 배려해 당내 기반 안정화를 꾀했지만 다카이치가 복수의 직책 타진을 모두 거부해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시바 신 체제가 불씨를 안은 채 출발하게 됐다”고 짚었다.   

신 내각은 이시바 총리를 포함하면 무소속 의원이 전체의 60%인 12명을 차지한다. 평균 연령은 63.6세로 2021년 10월 제1기 기시다 내각 출범 당시 61.8세보다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