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흥륜사지서 대형 금당지 확인…2중 기단에 차양칸 갖춰

2024-09-25 09:55
현장설명회, 26일 오전 11시 개최

경주 흥륜사 금당지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과 경주시가 사적 ‘경주 흥륜사지’의 발굴조사에서 경주 황룡사의 금당과 견줄만한 규모의 2중 기단에 차양칸을 갖춘 ‘대형 금당지’를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금당이란 사찰 중앙에 위치한 중심건물로, 본존불을 모신 큰 법당을 일컫는다. 차양칸은 햇볕은 가리거나 빗물을 막기 위해 출입부나 통로의 상부 벽이나 지붕 끝에 내밀어 만든 지붕이다.
 
경주 흥륜사는 과거 ‘신라의 미소’ 수막새(보물)가 출토된 사찰로, 최근 발굴조사에서 ‘영묘지사(靈廟之寺)’, ‘영묘사(靈廟寺)’ 등의 명문기와가 출토되면서 선덕여왕4년(635)에 창건된 영묘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지난해 흥륜사지 서쪽 하수관로 설치 공사 관련 발굴조사에서 다량의 고려시대 청동공양구(靑銅供養具)가 출토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신라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사용된 금당의 기단이 드러났는데, 상·하층의 2중 기단과 내·외진을 갖춘 직사각형의 대형 건물 구조로 확인됐다. 특히 아래층 기단에서는 햇볕을 가리기 위한 시설의 주춧돌인 차양초석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2중 기단에 차양칸을 갖춘 금당은 경주에서는 황룡사 중금당(584년), 사천왕사 금당(679년)을 제외하고는 확인된 사례가 없을 만큼 경주에서 보기 드문 구조다. 신라 사찰 금당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조사 결과, 금당 건물은 적어도 3단계 이상의 변화를 거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창건기인 삼국시대 유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금당지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연화문 수막새로 보아 그 존재가 짐작된다. 특히 금당 앞 폐와무지에서는 삼국 말~통일 초에 사용된 연화문 곱새기와가 출토되어 삼국시대에 이미 금당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8세기 전반에는 금당 북동쪽 모서리에 가구식 계단석을 설치한 대형 기단 건물로, 9~12세기 사이에는 넓은 차양칸을 갖춘 대형 건물로 변화된 것이 이번 발굴을 통해 확인되었다.
 
또한, 현재 금당지 내부에서 확인된 내진 성토층은 기단석에서 초석까지 높이가 230cm로, 황룡사 중금당의 기단 높이인 110cm에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은 규모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기단을 갖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발굴조사의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설명회가 9월 26일 오전 11시에 개최된다.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경주시와 함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발굴조사의 성과를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유적의 진정성 있는 보존과 활용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