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모비스, 국내 EV 배터리팩 신공장 내년 EV4향 제품 양산

2024-09-24 18:0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모비스가 내년 초 국내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시스템(BSA) 거점이 될 충주공장 가동에 돌입한다.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200만대 목표가 담긴 현대차의 '현대웨이'가 선포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팩도 즉각 공급 체계에 들어서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북미와 인도네시아, 스페인 등 해외 거점에서도 신규 공급을 추진하면서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을 돌파해나간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내부적으로 시험 생산 등을 거쳐 2025년 3월부터 충북 충주시 동충주산업단지 내 전기차용 BSA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BSA는 배터리 제품으로 여러 개 배터리 모듈에 안전 장치를 결합한 팩 형태 완제품이다. 신공장의 공급 첫 대상 차종은 기아 소형 SUV 전기차인 EV4다. EV4는 EV6, EV9 EV5, EV3에 이은 기아의 다섯 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로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보급형 모델로 지목된다.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아 현대모비스가 팩을 제조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셀을 받아 봉고, 포터 전기차의 개선 모델뿐 아니라 아이오닉 6 등 E-GMP 기반 기존 전기차의 배터리팩을 혼류 생산할 계획도 갖고 있다. 

11만8000㎡ 규모의 공장은 우선 내년 일부 라인만 가동하고 2031년까지 설비 투자를 점차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캐즘으로 생산 규모가 10만대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충주공장의 가동이 시작되면 국내에서 울산공장과 함께 배터리팩 핵심기지가 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현대모비스의 배터리팩 생산량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전기·하이브리드차 등 전동화 수요에 따라 체코와 중국, 인도네시아, 북미, 스페인 등에 배터리팩 거점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하이브리드 133만대, 203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내년 현대차그룹·SK온의 미국 조지아주 합작공장 가동에 맞춰 전기차 약 30만대분의 배터리팩 생산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이 다음 달 가동 이후 아이오닉을 비롯한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 생산에 본격 나서면 현대모비스의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또 GM과 현대차가 전기·하이브리드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GM이 현대모비스로부터 배터리팩을 조달받을 가능성도 있다. GM의 지난해 북미 생산대수는 269만대로 현대차그룹의 1.8배에 달한다. GM의 신규 물량을 확보하게 되면 현대모비스의 해외 수주량도 커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팩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1~8월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3% 늘었다. 올 들어 중국 우링, 체리, BYD 공세가 심화되면서 현대차가 보급형 소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명분이 커지고 있는 점도 현대모비스에 호재다. 

체코의 경우 현대차가 2027년까지 코나 등 3개 차종의 전기차를 추가 배치하면 현대모비스의 현지공장 가동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는 코나 일렉트릭향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올 1~8월 코나 일렉트릭 생산량은 2만3354대로 전기차 해외 전체 생산량의 88%를 차지했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모비스의 체코공장을 방문해 거점의 중요성을 강조할 정도로 글로벌 배터리팩 핵심 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2026년에는 연간 최대 36만대의 스페인 배터리팩 공장이 가동되며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에 제품을 신규 공급할 예정이다. 
 
동충주산업단지 조감도 [사진=충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