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국 땅값, 버블 이후 최대 상승..."저금리, 관광객, 반도체" 영향

2024-09-18 14:19
전국 땅값, 1991년 3.1% 이후 가장 높은 1.4% 상승
지방도 주요 도시 제외하고도 32년만에 플러스

일본 '후지산 편의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땅값이 저금리와 대도시 재개발, 방일 관광객의 증가 등으로 거품 경제 이후 약 3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아사히신문은 일본 전국 땅값 평균 상승률이 1991년의 3.1% 이후 가장 높은 1.4%로,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이날 발표한 2024년(7월 1일 기준) 지가에 따르면 용도별로는 주택용지가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0.9% 상승했고, 상업용지도 2.4% 상승했다.

특히 3대 도시권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는데, 도쿄권은 4.6%, 오사카권과 나고야권은 각각 2.9% 지가가 올랐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에는 이들 도시권에서 지가가 상승한 지점이 전체의 58.9%였지만 올해는 84.4%에 달했다. 도쿄권 상업 용지는 전체 조사 지점 가운데 94.5%가 올랐다.

닛케이는 "재개발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주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7월 정책금리를 인상했으나 시장에서는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닛케이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대기업 존스랑라살(JLL)의 담당자를 인용해 "금리 수준이 높은 유럽과 미국에 비해 일본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도권 및 대도시권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방일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반도체 공장 신설로 땅값이 오르고 있다.

지방권 전체 용도 평균은 지방 4대 도시(삿포로시, 센다이시, 히로시마시, 후쿠오카시)를 제외하고도 전년 대비 0.2% 상승해 1992년 이후 32년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증가가 지방에도 파급 효과를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이른바 '후지산 편의점'이 있는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마치, 관광지로 인기가 있는 나가노현 가루이자와마치의 지가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고 전했다.

구마모토현도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진출하면서 일대가 땅값 상승에 들썩였다. 전체 용도별 전년 대비 상승률에서 TSMC 제1공장이 위치한 기쿠요마치가 16.9% 상승해 전국 시군구에서 6위, 인접한 오즈마치가 19.4%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와 같이 지진과 호우 등 자연 재해가 많은 지역의 땅값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주택용지 중 하락폭이 컸던 전국 10개 지점을 보면 모두 이시카와현이었다.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중심부로, 전년 대비 14.8% 하락했다. 상업용지에서도 하락폭이 큰 10곳 중 9곳이 이시카와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