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태닉호 만든 英조선사 경영난…"곧 관리절차 돌입"
2024-09-15 12:00
침몰한 호화유람선 타이태닉호를 건조한 것으로 잘 알려진 영국 조선업체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163년 역사를 지닌 조선업체 할랜드앤드울프(H&W)는 현금 고갈을 겪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달 말까지만 사업 운영 자금이 남아 있다면서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주회사인 할랜드앤드울프 홀딩스가 이르면 내주에 관리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으며 BBC는 향후 2주 내로 관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이날 방산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영국 방산업체 밥콕 인터내셔널이 벨파스트 조선소를 비롯한 H&W의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1861년 설립된 H&W는 해운업체 화이트 스타의 주문을 받아 벨파스트 조선소에서 제작한 타이태닉호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호화 유람선은 1912년 완공 후 첫 항해 도중 빙하와 충돌해 침몰했다.
1970년대 국가 소유가 됐고 1989년에는 노르웨이의 해양 시추업체인 프레드 올센 에너지에 매각됐다. 2019년 관리 절차에 들어갔다가 영국 에너지업체 인프라스트라타에 인수됐다.
H&W는 올해 7월 회계 감사 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면서 런던증시에서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자금 확보를 위해 저금리 대출을 위한 지급 보증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새로 출범한 노동당 정부는 공적자금의 부적절한 사용이 될 수 있다며 거절했다.
이후 이 업체는 기존 채권자인 미국 은행 리버스톤으로부터 일부 자금을 확보했으나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H&W 임시 대표를 맡고 있는 구조조정 전문가 러셀 다운스는 BBC에 각 조선소 운영과 앞서 체결한 영국 해군 군수지원함 건조 계약은 현재 지주회사 경영 상황과는 관계없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