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말레이시아 '국민 평등', 지역별로 엇갈려
말레이시아의 조사기구 메르데카 센터가 국내 젊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말레이계 젊은층의 절반이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반해, 말레이계 인구가 90% 이상인 말레이반도 동해안 지역에서는 75%가 이를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동 조사는 올 4월 3일부터 5월 12일까지 국내에 거주하는 18~30세 16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자의 80%가 중등교육 이상을 받았다.
말레이계 또는 무슬림 부미푸트라(말레이시아 원주민)를 대상으로 ‘국민의 평등을 실현해야 하나, 아니면 부미푸트라 우대정책을 지속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말레이반도 중앙부(수도권)에서는 52%가 평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응답, 부미푸트라 정책 지속을 바라는 의견(47%)과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남부지역 3개 주(느그리슴빌란, 말라카, 조호르)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한편 말레이계 인구가 90%인 동해안 지역 3개 주(클란탄,트렝가누, 파항)에서는 75%가 부미푸트라 정책을 지지, 평등을 바라는 의견은 22%에 그쳤다. 북부 4개 주(프를리스, 케타, 페낭, 페락)는 부미푸트라 정책에 대한 지지가 소폭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를 믿는 원주민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동말레이시아 2개 주(사바, 사라왁)는 65%가 평등을 바라고 있다.
동해안 지역 3개 주는 야당연합 국민동맹(PN)의 종교보수 정당인 전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의 큰 지지를 누리고 있다. PAS는 최근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지지세를 확대하고 있으며, 수도권 등 도시지역으로도 침투하고 있다. 다만 메르데카 센터에 따르면, 다양한 민족이 섞여있는 도시지역에서도 안와르 이브라힘 현 정부를 지지하는 층은 특히 국민평등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52%가 ‘국가 방향이 잘못됐다’
국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52%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응답은 33%. 우려사항 최다는 ‘경제문제’(48%)로 차점인 ‘행정’(10%)을 크게 웃돌았다.
‘미래 경제환경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47%이며, 많은 사람들이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