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실적 전망, 엔고에도 AI관련 등 상향 조정 우세

2024-09-11 20:24
AI 및 DX 기업, 백화점 등 상향세 돋보여
도요타 등 완성차업체 하향 조정 두드러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 실적 전망은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1일 보도했다. 수출 기업의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없진 않지만 인공지능(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등 수혜를 입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전망이 상향되고 있다.

토픽스(TOPIX)500 구성 종목의 2024년도 주당순이익(EPS) 시장 전망치 수정 건수를 집계해 상향 조정 비율에서 하향 조정 비율을 뺀 '수정지수(RI)'를 산출한 결과, 8월 1~4주에 각각 14.4%, 21.4%, 13.4%, 10.1%였으며, 9월 첫 주에도 18.2%로 지난 1년 평균인 12%를 웃돌았다.

수출 기업의 이익을 끌어올렸던 엔저 효과가 축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생성 AI와 DX 관련 및 방일 관광객의 수혜를 입고 있는 기업에서 이익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일렉트론은 생성 AI의 개발 및 운용에 사용되는 서버의 활발한 설비 투자 등을 배경으로 최첨단 다이내믹 램(DRAM,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 제조 장비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2025년 3월기 순이익 시장 전망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4800억엔(약 4조 551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I 관련으로는 광케이블・전선 제조기업인 후지쿠라의 2025년 3월기 순이익 예상치가 약 680억엔(약 6443억원)으로 7월말 대비 26% 상향 조정됐다. DX 관련도 예상치 상향 조정이 눈에 띈다. 라쿠스(RAKUS) 는 경비정산 서비스 '라쿠라쿠 정산' 등 클라우드 사업에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인바운드(방일 관광객) 확대도 호재다. 미츠코시이세탄홀딩스는 순이익 예상치를 7% 상향 조정했다. 방일 관광객 매출의 상향 조정과 더불어 부유층 중심 시책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명 캐릭터 헬로키티를 보유한 산리오도 상품 판매와 라이선스 사업, 테마파크가 호조를 보이며 순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반면 엔고 악재를 맞은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에서는 시장 전망치 하향 조정이 두드러졌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신차 판매 장려금(인센티브) 증가도 부담이다. 유럽 등에서 판매가 부진한 다이킨공업, 실리콘 웨이퍼 부진이 반영된 반도체 소재 기업 숨코(SUMCO), 중국 등에서 고전하는 시세이도 등도 예상치 하향 조정이 잇따랐다.

앞으로는 AI와 DX 관련 기업의 호조세 지속 여부와 더불어 미국의 금리 인하 영향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닛세이 기초연구소는 "미국 경제는 연착륙이 가능할지 여부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개인 소비 둔화 등 리스크는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