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법사위 소위서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단독 의결…與, 반발 후 퇴장

2024-09-09 14:19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도 통과…오는 12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도

지난 5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퇴장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특검법의 소위 통과 소식을 알렸다. 이번에 소위를 통과한 특검법 수사 목록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주식 저가 매수 의혹 △인사개입·공천개입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여덟 가지가 포함된다.

김승원 의원은 "단순한 주가 조작인 줄 알았더니 이제 국정 농단에 가까운 의혹들이 계속 터지고 있다"면서 "특검법 범위에 이같은 의혹들을 모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소위 위원들은 이날 표결 전 특검법에 기재된 수사 대상의 부당성, 모호성, 추상성 등을 따지며 추가 논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하는 움직임이 나오자 크게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각의 수사 대상들이 특정되지 않고 단순히 언론에 의혹 한 줄 나왔다고 해서 다 수사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추석 밥상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안소위에선 민주당 등 야 5당이 공동 발의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도 통과됐다.

이른바 '제삼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으로 불리는 이 특검법은 야당이 네 번째로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이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이를 2명으로 추리면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소위를 통과한 두 특검법과 관련해 민주당이 오는 10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시킨 뒤 오는 12일 본회의 표결 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