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위 불기소 권고에 이원석 "기대 못미쳤다면 제 탓…외부의견 존중해야"

2024-09-09 10:38
"수심위 구성부터 운영, 결정, 공보까지 일체 관여 없어...독립성 보장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항소심 판결 결론 치밀하게 살피고 충분하게 검토하면 제대로 된 사건 처리 될 것"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오전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불기소 권고를 내린 것에 대해 "기대에 못 미쳤다면 제 탓"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외부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수심위 권고를 따를 것임을 밝혔다.

9일 이 총장은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수심위가 불기소 권고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저는 수심위 구성부터 운영, 결정, 공보까지 일절 관여하지 않고 수심위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하도록 독립성을 보장했다"며 "앞서 이태원 참사 수심위도 그렇고, 이번 결정에 대해서도 미리 제가 결정 존중하겠다 말씀을 드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총장은 수심위 결론이 국민 법감정에 맞지 않고 면죄부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김 여사 사건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했다"며 "그러나 현명하지 못한 처신, 부적절한 처신,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 혐의로 인정되는 건 아니라는 점, 두 가지 문제는 차원이 다르단 점을 저희도 많이 고민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모두 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평가를 두고는 "제가 이 사건 수사와 처리에 대해 평가를 할 위치에 있진 않다"면서도 "오히려 국민들과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여러분들에게 평가를 받을 위치에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 총장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최종 사실심인 항소심 판결이 이번 주 중에 예정돼 있다. 항소심 판결 결론을 치밀하게 살펴서 충분하게 검토한 다음 수사 전반에 반영해서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처리한다고 한다면 제대로 된 사건 처리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제 임기가 이번 주 마무리라 제가 종결하긴 어려울 거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 밖에 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 여사를 제3의 공간에서 조사를 벌인 것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건을 두고는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며 "사건 수사 진행 과정에서 절차 과정에 문제점 없었는지 짚어보고, 있었다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진상 파악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장은 수심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수심위 구성 운영과 진행 상황, 또 결정 공보까지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저는 지금도 수심위에 어느 분이 선정됐고 누가 진행했는지도 참여했는지도 알지 못하고 일절 보고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게 규정에 합당한 것이고 공정한 것"이라면서도 "조금 부족하다고 판단될 수 있겠지만 서로 상대 진영이나 상대 정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도 다시 생각해보고 더는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수심위 결론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