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기업빚 25조 증가…수도권 부동산업 대출 '쑥'

2024-09-06 12:00
한은,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발표
제조업·건설업↓…대기업 2분기 실적 오른 영향
서비스업↑…수도권 비거주용 임대업 증가

[연합뉴스]
올 2분기 기업들이 25조원 대출을 늘렸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서비스업 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은행들의 기업대출 영업 확대 영향이 주효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94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말 대비 25조원 증가한 수치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이 기업대출 영업 확대 등으로 전분기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소폭 감소 전환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증가폭이 축소됐고 서비스업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은 대기업의 영업실적 개선에 따라 운전자금 수요가 둔화되면서 증가폭이 1분기(12조2000억원)대비 축소됐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분기 46조9000억원(84.1% 증가)에서 2분기 56조1000억원(98% 증가)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운전자금 대출 증감액도 1분기 8조2000억원에서 2분기 2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건설기성액이 전분기 대비 줄어 건설업도 1분기(2조1000억원) 대비 2분기(2000억원) 증가 폭이 큰 폭으로 축소됐다. 

서비스업은 증가 폭이 13조5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늘었다. 유통업 부문의 비용절감 노력에 따라 도·소매업(4조원→1조5000억원)의 증가 폭은 축소됐지만 부동산업(3조3000억원→4조4000억원)이 늘어난 영향이다. 부동산업 중에서도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1분기 3만6000호에서 2분기 4만1000호로 늘어난 데 기인했다.

김 팀장은 "부동산업은 크게 부동산임대업, 개발공급업, 임대업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번 2분기는 비주거용임대업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별로는 수도권 위주로 증가했다"며 "지방의 경우 부동산 경기 회복 더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14조7000억원→7조9000억원)은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시설자금(12조3000억원→17조원)은 서비스업이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늘면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25조7000억원→25조4000억원)은 전분기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1조3000억원→-4000억원)로 감소 전환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예금은행 대출금은 대기업(12조9000억원→9조5000억원)의 경우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중소기업(10조8000억원→13조3000억원)과 개인사업자(1조7000억원→2조원)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김 팀장은 "대기업 대출의 증가폭이 축소된 것은 2분기 대기업 영업실적이 양호해 운전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며 "특히 화학업종은 지난 1분기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기에 2분기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은 부동산업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