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 타이완 2024] 불붙은 HBM 경쟁… 삼성·SK, 고객사 확보 총력

2024-09-04 17:59
이정배 사장 "시스템 LSI로 HBM 성능 극대화"
김주선 사장 "HBM4 순조롭게 진행… TSMC와 협업"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인공지능(AI) 성장의 고도화로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진화를 거듭하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맞춤형'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협력사 확대에 나서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4일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대만 타이베이 난강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파트너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 혁신을 이끌고, AI와 메모리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고성능 AI 및 데이터 처리에 필수적인 HBM의 미래에 대해 삼성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설명했다.

이 사장은 "기존 메모리 공정만으로는 HB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로직 기술이 결합돼야 하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사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역량을 통해 HBM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커스텀 HBM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다른 파운드리 및 전자설계자동화(EDA) 업체들과 협업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또 AI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AI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사장은 "AI의 발전을 위해서는 온디바이스 AI의 발전이 필수적이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미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HBM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온디바이스 AI 솔루션, 대용량 스토리지 등 다양한 제품군이 필요하다고 것이다.

이 사장은 "AI 시장의 진화와 고객 요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러한 요구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4일 SK하이닉스 김주선 사장(AI 인프라 담당)이 대만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AI 메모리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를 주제로 키노트를 진행했다. [사진=SK하이닉스]
업계 최초로 차세대 HBM을 공급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도 미래를 위한 제품과 기술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나선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담당(사장)은 "이달 말부터 HBM3E(5세대)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일반 서버와 비교해 AI 서버는 4배 이상의 메모리 용량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회사는 TSV 기술 기반 서버용 256GB DIMM을 공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BM4(6세대)도 고객 요구에 맞춰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며 "베이스다이에 로직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하는 HBM4는 TSMC와 협업을 통해 생산할 예정이며,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SK하이닉스는 부지조성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최첨단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며, 이곳을 기반으로 글로벌 여러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나누게 될 것"이라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에 첨단 패키지 공장과 R&D 시설을 건설할 계획으로, 주요 고객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K그룹의 AI 사업 활동을 언급하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 소프트웨어, 유리 기판과 액침 냉각 등 서로 상승 효과를 만들 수 있는 AI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며 "AI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원팀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