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 엔비디아, 하루만에 시총 402조원 증발…주가 40달러 전망까지
2024-09-04 11:33
엔비디아 주가 9.5% 급감…시간외거래서 2.4%↓
미 법무부, 엔비디아에 '반독점 조사' 소환장 보내
미 법무부, 엔비디아에 '반독점 조사' 소환장 보내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겹악재 속에 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폭락했다. 시간외거래에서도 2.4% 하락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재현된 데다 미 법무부가 엔비디아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여파가 컸다. 여기에 AI 거품론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매도세가 강화됐다.
블룸버그통신·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53% 급락한 10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또한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도 2.42% 하락했다. 앞서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9.53%p 폭락한 데 이어 3% 가까이 추가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약 3000억 달러(약 402조5400억원) 증발했다.
애플(-2.72%)과 마이크로소프트(-1.85%), 알파벳(-3.94%), 아마존(-1.26%), 메타(-1.83%), 테슬라(-1.64%) 등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 종목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지만, 엔비디아의 낙폭이 가장 컸다.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매출(300억4000만 달러)과 주당 순이익(0.68달러)은 모두 월가 예상치를 넘었고, 3분기 예상 매출(325억 달러)도 월가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매출 증가폭이 이전보다 줄고 매출총이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있는 상황이다.
또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되살아난 점도 엔비디아 주가의 하락폭을 키운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8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하며 예상치(47.5)를 소폭 밑돌았다.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제조업 PMI 역시 47.9를 기록해 전월(49.6)은 물론 전망치(48.0)를 모두 하회했다.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투자연구소장 장 보이빈은 “AI 도약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며 “몇 분기가 아니라 몇 년이 걸리는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폴 놀테 머피앤실베스트웰스매니지먼트 시장 전략가는 “AI가 경제 전반에 걸쳐 확산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지출에 따른 성과에 대해 여전히 큰 의문이다. 1990년대 닷컴버블을 생각해본다면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최종 승자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 정부가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엔비디아와 일부 다른 기업들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대한 소환장을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소환장은 특정인에게 증거 제출이나 출석을 명령하는 공식적인 문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환장을 송부함으로써 법무부의 조사는 정식 고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법무부는 엔비디아가 기업들이 다른 AI 칩 공급업체로 바꾸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자사의 AI 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 미국의 기술 분야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법무부가 AI 칩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경쟁업체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엔비디아 주가 전망도 불확실해진 상태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레피스는 엔비디아 주가가 향후 수년간 4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