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日연구기관, 일본 현지에 최첨단 반도체 소재 거점 설립
2024-09-03 15:00
3~5년 후 설립 목표…EUV노광장비 첫 도입
미국 인텔과 일본 국립연구기관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와 소재의 연구개발(R&D) 거점을 일본 내 설치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신문은 “반도체는 경제 안보에 중요한 물자로 유럽 및 미국 등에서 획득한 연구 데이터를 일본으로 이전하는 절차가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내 최첨단 장비를 갖춘 거점을 마련하고 제조장비와 소재를 쉽게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과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신규 거점은 3~5년 후를 목표로 설립된다. 일본의 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한다. 이 장비는 회선 폭이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인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다.
기업들은 이용료를 지불하고 EUV를 이용해 시제품 제작이나 시험을 진행한다. 신규 거점에서는 미 연구기관과의 기술협력이나 인재 교류도 검토할 예정이다.
일본 내에서는 최첨단 반도체의 양산을 목표로 하는 라피더스가 올해 12월에 제조용 EUV 장비를 도입하지만 연구기관이 EUV 장비를 보유한 적은 없었다.
미·중 갈등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으로의 EUV 장치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EUV와 관련된 장비와 소재도 심사 대상이 돼 해외에서 다룬 연구의 성과나 데이터를 일본에 반입하기 위한 수속에 시간이 걸린다.
일본 내 연구기관에 EUV 장치가 있다면 자사 제품에 연구 성과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절차가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의 ASML 홀딩이 독점하고 있지만 반도체 제조에는 600개가 넘는 공정이 필요하며 관련 장치나 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다.
일본 내에서는 레이저텍이 EUV 관련 검사장비에서 100% 점유율을 갖고 있다. JSR 등은 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감광재로 강점을 가진다. 인텔은 새로운 연구 거점을 통해 일본의 소재 및 장비 제조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첨단 반도체를 다루는 주요 기업으로는 대만의 TSMC가 2022년 6월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을 설립했다. 이는 반도체를 최종 제품으로 완성하는 ‘후공정’용 소재 개발에 중점을 둔 것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안에 요코하마시에 연구거점을 설립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내 기술 개발의 장이 늘어나면서 일본의 장비·소재 및 반도체 디바이스 제조사가 최첨단 기술을 익힐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