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정당' 독일대안당, 튀링겐 주의회선거 1위…나치 이후 처음

2024-09-02 16:47
독일 총리 속한 SPD는 참패…AfD "역사적 승리"
"타정당 협력 거부에 주정부 참여 가능성은 낮아"

 
비외른 회케 독일 튀링겐주 독일대안당(AfD) 대표가 1일(현지시간) 에르푸르트에서 주의회 선거가 끝난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제1당이 됐다. 독일 극우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 시기 이후 처음이다. 반면 연방정부를 구성하는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자유민주당(FDP)은 모두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물러 참패했다.
 
CNBC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튀링겐 주의회 선거 최종 집계 결과 AfD는 득표율 32.8%로 1위를 차지해 2013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중도 우파 성향 기독민주당(CDU)은 23.6%로 2위, 급진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15.8%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신호등 연정 참여 정당 가운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속한 SPD는 6.1%, 녹색당 3.2%, FDP 1.1%의 저조한 득표율을 보였다.
 
AfD는 이날 함께 치러진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30.6%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는 CDU가 득표율 31.9%로 간발 차 1위를 차지했고, BSW가 11.8%로 3위를 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SPD는 7.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알리스 바이델 AfD 중앙당 공동대표는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에게 역사적인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숄츠 총리는 연립정부 소속 정당들이 참패한 데 대해 쓰라린 결과라며 극우 세력 견제를 호소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에게 쓰라리다”며 주류 정당들은 ‘우익 극단주의자’를 제외한 주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AfD가 독일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그들이 경제를 약화하고 사회를 분열시키며 우리나라의 평판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독일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나온 이번 주의회 선거 결과는 숄츠 총리의 분열된 연정에 철퇴를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SPD와 녹색당, FDP는 낮은 지지율 속에 대중국 기조, 환경 정책 등 각종 의제를 놓고 서로 충돌해왔다.
 
AfD가 신호등 연정에 대한 불만과 극우 바람을 타고 약진하긴 했지만 튀링겐과 작센에서 주정부에 참여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성 정치권을 대표하는 SPD와 기독민주당(CDU)을 비롯한 대부분 정당이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수호청은 튀링겐·작센 지역 AfD를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감시 중이다.
 
BBC는 “이번 선거 결과로 독일 극우세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주 의회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다른 정당이 극우 세력과 협력할 가능성이 낮아 튀링겐에서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