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의 Tech·Knowledge] 생성AI가 쏟아진다…우리나라 경쟁력은?
2024-09-02 17:30
SRPi 보고서
한국, LLM 경쟁력 대비 투자 수준 낮아
"기업, LLM 공동개발해야…정부, 정책 지원 필요"
한국, LLM 경쟁력 대비 투자 수준 낮아
"기업, LLM 공동개발해야…정부, 정책 지원 필요"
전 세계적으로 생성 인공지능(AI)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적으로 초거대언어모델(LLM)이 총 144개 출시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이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생성 AI 개발 경쟁이 심화하면서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 기업 간 협력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간한 '글로벌 초거대 AI 모델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3년 기간 LLM은 총 144개 개발됐다. 이 중 104개는 지난해 출시됐다. 연평균 226.1%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에서 개발된 LLM은 총 11건이다. 이는 미국(64건)과 중국(42건) 다음으로 전 세계 3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SPRi가 한국이 일정 수준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한 이유다. 프랑스는 6건, 영국은 5건을 개발했다.
다만 최근 들어 LLM을 두고 세계 각축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발전 방식이 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미국·중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천문학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데 국내 기업만으로는 투자 비용, 즉 '머니게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제 한국은 현 경쟁력 수준 대비 낮은 투자 규모를 보인다.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에 따르면 3번째로 많은 LLM을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는 지난해 약 1조9000억원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1위 미국은 90조1300억원, 2위 중국은 10조4030억원이다. 우리보다 LLM이 적은 영국은 5조700억원 수준의 투자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SPRi는 기업들이 공동으로 LLM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관련 기술을 협력하면서 기업이 짊어질 막대한 투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지금까지 세 시장에 출시된 LLM 중 90%가 단일 기업이 개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의 공동 대응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봉강호 SPRi 연구원은 "정부가 중장기적 개방형 혁신과 상생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개발하는 한편 이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법·제도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SPRi는 기업들이 범용 LLM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한국어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를 지원해 세 시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LLM이 필요하다는 말로 해석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를 제외하면 범용 LLM이 없는 상황이다. 대다수 기업이 자사 제품·서비스에 탑재하기 위해 LLM을 개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