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환율 전쟁] '달러 약세' 주판알 튕기기...환율 '1300원' 지지 촉각

2024-09-03 04:48

[연합뉴스]
9월 이후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단행으로 달러화 약세가 예견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으로 하향 안정될 전망이다.

1200원대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지만 미국 대선과 경기 둔화, 중국 경제 회복 지연 등 환율 변동성을 키울 변수가 많아 현실화 여부에 대한 이견도 나온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338.4원(오후 3시 30분 종가)으로 마감했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소비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 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기대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9일 하루에만 20원 넘게 급락한 뒤 1300원대 초반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후 1330원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달러화도 약세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현 수준보다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연내에 1200원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달러 추가 약세를 위해서는 미국 외 주요국 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면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금리 차 축소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약(弱)달러를 이끌 것"이라며 연말까지 달러화 하락 폭을 2~3%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어 "미국 내수의 상대적 우위가 여전하고 비(非)미국 경기 회복 모멘텀이 미약해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경제 반등 지연 등으로 강(强)달러 분위기가 예상보다 연장되고 있다"며 "국가별 성장 격차가 두드러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대선으로 변동성 커질 수 있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 격차 축소가 곧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양국이 동시에 금리를 낮추는 와중에 한국의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하면 오히려 환율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단은 1300원 부근에서 지지되겠지만 연말까지 보면 오히려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