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부실채권·내부통제 '삼중고'…돌파구 없는 은행권
2024-09-01 16:00
각종 수치 눈에 띄게 느는데 '백약이 무효'
주요 금융그룹, '행장 교체' 승부수 띄울까
주요 금융그룹, '행장 교체' 승부수 띄울까
국내 은행들이 가계대출 급증, 부실채권 확대, 내부통제 실패 등 연이은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삼중고’를 겪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24조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715조7383억원)과 비교했을 때 8조3234억원 늘어난 규모로, 2021년 4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9조7501억원에서 567조735억원으로 7조3234억원 늘었다. 지난달 말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린 점을 고려하면 말일까지 집계한 결과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들어 은행권에서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6월 105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사건이 드러났다. NH농협은행도 올해만 4건의 금융사고가 발견되는 등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은행들이 겪고 있는 삼중고를 돌파할 만한 묘책이 없다는 점이다. 가계대출 급증세와 중소기업 대출 부실의 원인은 부동산 시장 반등,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내수 부진 등 은행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올리고 부실채권 매각을 확대해도 지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내부통제 역시 수년째 강조되고 있지만 은행들이 대책을 내놓기가 무색할 정도로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