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밸류업' 공식화… 현대차·LG·포스코 릴레이 참여

2024-09-01 18:00
㈜LG, 5천억 규모 자사주 활용방안 4분기 공시
현대차, 자사주 4조 매입·순이익 35% 주주 환원

지난달 2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Investor Forum)에서 LG전자 조주완 CEO가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한국 증시 저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참여를 잇따라 공식화하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지주사 ㈜LG는 최근 취득 완료한 5000억원 규모 자사주 활용 방안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오는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다.

㈜LG는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와 수익 제고를 위해 LG전자(약 203만주)와 LG화학 주식(약 96만주) 총 5000억원 규모를 오는 11월 1일부터 장내 매수로 매입한다. ㈜LG가 주식을 매입하면서 LG전자 보유 지분율은 종전 30.47%에서 31.59%로, LG화학 지분율은 30.06%에서 31.29%로 늘어나게 된다.

㈜LG 수익은 계열사에서 받는 배당금, 상표권, 임대료 등으로 구성되며 이 중 배당 비중이 가장 크다. 또 ㈜LG가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취득해 유통 주식 수가 줄면 그만큼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G전자 역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계획을 올해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조주완 대표를 비롯한 LG전자 경영진은 회사 비전과 사업 현황을 직접 설명하는 등 주주 소통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금융 기업 위주로 참여하던 밸류업 프로그램에 최근 대기업 계열 비금융 상장사들도 참여를 공식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024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해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 현대차의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도 지난달 28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대대적인 밸류업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내년부터 3년간 배당금을 25% 늘리고 자사주 약 4조원을 매입해 일부는 소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주주는 순이익 중 35%를 돌려받는다. 구체적으로 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늘리면서 연간 주당 최소 배당금을 1만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배당 성향 목표(25%)를 총주주환원율(TSR) 35% 목표로 전환했다. 현재 3년 평균 9∼10% 수준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5∼2027년 평균 11∼12%로 끌어올리고, 2030년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잡았다.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 계열사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4분기 중 공시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2일 간담회를 열어 10대 그룹에 밸류업 공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인 10대 그룹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도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10대 그룹 상장사 임원들도 그룹 차원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검토하면서 지속해서 기업 가치를 높일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