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자율구조조정 중단...피해 구제 가능성 미궁 속으로

2024-09-01 13:25
회생법원 "ARS 연장 없이 회생 절차 개시 여부 판단"
구영배 대표, KCCW 매각 통해 자금 마련 계획 밝혀

류화현 위메프 대표(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에서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에 대해 한 달간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사실상 자구안 마련이 불발된 것이다. 이후에는 두 회사의 정식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판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지난달 30일 2차 회생 절차 협의회를 열고 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병욱 서울회생법원장은 협의회에서 "ARS 프로그램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이른 시일 내에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채권자협의회에서는 대표 채권자를 통해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이번 협의회에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신정권 판매업체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ARS 프로그램은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회생 절차 결정에 앞서 기업과 채권자들이 구조조정 방안 등을 협의할 수 있도록 법원이 지원하는 제도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2일 두 회사에 대한 ARS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이후 회생 절차 개시 결정 전 이번 달 2일까지 한 달간 시간을 줬고, 두 회사는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하고 협의를 진행했다.

ARS는 통상 3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연장하지 않은 것은 회생 절차 협의회가 열린 지난달 30일까지 채권자들이 만족할 만한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협의회에서 티몬과 위메프 측은 법원에 ARS 기한을 한 달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회사에 ARS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임명된 구조조정 담당 임원(CRO)은 ARS 기간 동안 투자자 찾기에 난항을 겪었다고 보고했다. CRO는 “회사의 자금 수지 상황이 좋지 않고, 자금 유입은 극히 미미한 상황”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인수 협상은 현 단계에서는 어려우며 9회생 철차) 개시 이후 협상을 이어가자는 의견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티몬과 위메프는 투자자 15곳과 투자 유치를 위한 미팅을 진행했으나 대부분 ARS 단계에서 검토 진행이 어렵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합병을 위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 출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업체들은 구 대표가 내놓은 이런 방안에 반발했다. 신정권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 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 대표가 공식적으로 말해야 할 자리에서 자꾸 피하고 있다”며 “티몬과 위메프에만 맡겨 놓고 회생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이 답답하고 과연 얼마나 회생 의지가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