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TV 토론회 앞두고 트럼프 '국립묘지 불법 촬영' 강력 비판

2024-09-01 14:27
트럼프, 지난 26일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장면 불법 촬영 및 녹화 논란
해리스 "트럼프, 자신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 안해"
트럼프, '유가족 요청에 응답한 것' 해명

지난 26일(현지시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과정을 사진 및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을 두고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달 10일(이하 현지시간) TV 토론회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 비판하며 맹공을 펼치고 있다. 

CNN, NPR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 테러 3주기 행사에 참석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측 스탭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사 참석 및 참배 과정을 촬영 및 녹화하자 이를 저지하는 묘지 관리인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NPR은 이 과정에서 트럼프 측 스탭 2명이 자신들을 저지하는 묘지 관리인들에게 언어 폭력을 가하고, 이들을 밀쳤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묘지 측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문한 곳은 근래 사망한 미군들이 묻혀 있는 60구역(Section 60)으로, 이곳은 묘지 관계인들만이 촬영 및 녹화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알링턴 국립묘지 규칙은 "묘지 관리인이나 방문객 및 유가족이 어떠한 상품, 서비스 및 조직을 지지한다는 인상을 전달할 경우 녹화 및 촬영이 금지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미 연방 규정에는 "국립 군사 묘지에서의 추도 행사와 의식에는 당파적인 정치적 활동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트럼프 측이 강제적으로 추도 행사 장면을 촬영한 것은 명백히 규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미 육군 대변인 역시 성명을 내고 "8월 26일 행사 및 후속 행사인 60구역 방문에 참가한 사람들은 연방법, 육군 규정 및 국방부 정책에 대해 고지를 받았다"며 "이는 묘지에서의 정치적 활동을 분명히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묘지 관리인이 트럼프 측 스탭들에 의해 "갑자기 밀쳐졌다"며 트럼프 측에 유감을 표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에서 정치 활동을 했다며 강력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달 31일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그곳(알링턴 국립묘지)은 정치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지 정치적 인기를 위해 신성한 장소를 모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달라진게 없는 도널드 트럼프의 모습이다. 이 사람은 우리의 전몰 장병들은 '멍청이', '루저'라고 부르고 명예훈장 수상자들을 폄하한 이"라며 "이 사람은 자신을 위하는 것 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오는 10일 예정된 양 후보 간 TV토론회를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이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을 대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CNN은 짚었다.

해리스 캠프의 언론 책임자인 마이클 타일러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가리켜 "상당히 유감"이라고 하면서도, 이는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팀에서 예상했던 바"라고 언급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카불 공항 폭탄 테러에서 사망한 장병들의 유가족이 자신에게 다가와 사진을 요청했고, 자신은 그것을 수락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백악관 측이 이번 일을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