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보릿고개' 내년까지 간다···오화경 회장 "충분히 감내 가능"
2024-08-31 07:00
이자 비용도, 수익도 뚝···충당금 늘며 3800억 손실
"영업환경 개선 어려워···내년 상반기까진 고비 계속"
"수익성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 강화 중점 경영" 강조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달라···유동성 충분히 확보"
"M&A·다중채무자 등 규제 관련해 당국과 논의 중"
"영업환경 개선 어려워···내년 상반기까진 고비 계속"
"수익성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 강화 중점 경영" 강조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달라···유동성 충분히 확보"
"M&A·다중채무자 등 규제 관련해 당국과 논의 중"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저축은행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설명회'에서 "현재 3조2000억원가량 충당금을 쌓아둔 상황에서 업계의 수익성 개선은 향후 부실채권 매각·상각 규모와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자 기조가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향후 1년간은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과 중앙회가 내놓은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자료를 보면 저축은행들은 수신 축소·금리 안정화 기조에 따라 이자비용(-5429억원)이 줄었지만, 여신 규모가 줄어들면서 이자수익(-5461억원)도 덩달아 쪼그라들었다. 이렇다 보니 비용과 수익 증감분이 상쇄돼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만큼 고스란히 손실이 확대됐다. 실제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 상반기 중 38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추가 대손충당금 전입액(396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적자폭은 전년 동기(-965억원) 대비 확대됐다.
아울러 상반기 말 연체율은 8.36%로 전년 말(6.55%) 대비 1.81%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이 11.92%까지 뛰며 같은 기간 3.9%포인트 급등한 영향이다.
중앙회는 향후 업계 전망을 두고 기준금리 인하 가시화, 수도권 중심 부동산 시장의 완만한 상승세 등 영업환경에 우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동시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관리 강화 기조 지속,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추가적인 손실흡수능력 확충 요구 등이 맞물려 일정기간 가시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중앙회는 단기간 영업여건 호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매·상각 등의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건전성 지표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동산 PF와 토지담보대출 정리를 강조했다. 오 회장은 "부동산 관련 채권은 지난 2022년 레고사태 당시 25조원 규모에서 올해 2분기 16조6000억원으로 여타 업권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줄였다"면서도 "현재 처분해야 하는 경영평가 C·D등급 잔액은 3조20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중앙회는 진성매각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최병주 중앙회 수석 상무는 "올해 상반기 중 중앙회가 중심이 된 자체 펀드는 다 집행했고 개별 저축은행 차원에서 집행한 펀드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해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국에서 조사결과와 개선방안을 발표하면 공동펀드를 조성할 계획이고 현재는 경·공매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황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과 규제 완화 관련 논의도 진행 중이다. 경쟁력 개선을 위해 인수·합병(M&A) 논의가 보다 활발해질 필요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규제 장벽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아울러 다중채무자의 여신에 대해서도 충당금 부담이 큰 탓에 서민대출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오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약 10조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냈다"며 "자본 구조로 보면 충분히 (손실을) 감내할 수 있다"면서 "올해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다. 유동성 준비도 충분히 잘 준비하고 있는 만큼,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