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구조뒤 엄마 숨져"…중부고속도로 11중 추돌사고 비극

2024-08-30 10:50

[사진=JTBC]
가족여행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세 남매 아빠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9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해 7월 중부고속도로 11중 추돌 사고 당시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를 잃은 남편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아내는 딸과 함께 지인이 운전하는 차량 뒷좌석에 타고 있었고 이들이 탄 차량은 도로 정체로 서행하던 중 뒤따르던 차량에 들이받혔다. 

당시 남편은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달려갔지만 아내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딸은 간, 췌장, 폐 등 장기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고 자녀와 함께 탔던 지인도 중상을 입었다.

가해 운전자는 크루즈 컨트롤(주행 제어) 기능을 조작하다 전방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로 아내와 딸이 탄 차량 뒷좌석 내부 폭은 고작 8cm에 불과할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다. 구조 과정에서 아내는 막내딸이 구조되는 모습을 보고 눈을 감았다.

A씨는 "와이프를 구조한 게 (사고) 1시간 20분 만이었다. 아기(막내딸)를 그때까지 안고 있었다고 하더라. 나중에 저희 아기한테 '엄마하고 있을 때 얘기 안 했어?'라고 그랬더니 눈만 뻐끔하고 뜨고 있었고 막내딸을 쳐다보고 있었다더라. 구급대원분 말로는 그때까지 살아있었다고 한다. 아기 먼저 꺼냈을 때 아기 엄마가 그때 죽었다고 얘기하시더라"라고 말했다.

A씨는 또 가해차주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가해 차주가 지난주 열린 첫 공판에서 죽은 망자를 위해 천도재를 지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며 "천도재를 지낼 때 개인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아내에 대한 신상 정보를 모르는 가해자가 천도재를 지낸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자기변명이고, 참작해 달라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 앞에서 가해자를 봤지만 고개 한번 까딱인 게 전부였다. 법정에 들어서야 판사 앞에서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해자는 A씨와 합의를 위해 공탁금 5000원만을 걸어 놓은 상태다. 하지만 A씨는 수령을 거부했다. A씨는 "세 남매를 홀로 키워야 하고 경제적 사정도 안좋고 고통스럽고 막막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금고 1년 6개월을 구형했으며,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5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