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노조 리스크] ④조선업 호황도 파업 리스크에 발목..."총파업시 하루에 천억 손실 발생"

2024-08-30 00:08
조선 3사 노조, 임금 인상폭 이견
총파업 현실화하면 수천억대 손실 전망

지난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행된 조선업종노조연대 부분파업 모습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조선업계 호황에 따른 실적개선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불발되면서 ‘파업’ 리스크에 직면했다.
 
조선업계의 실적이 개선된 만큼 임금 인상폭을 확대하라는 노조 측과 아직은 재무개선 단계라는 사측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면서다.
 
노조는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총파업까지 예고했는데,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조선3사의 손실액은 수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극심한 인력부족으로 인해 선박 건조일이 이미 지연되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기업 경쟁력 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 근로자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소속 조합원은 전일 오후 3~5시간가량 공동 부분파업에 나섰다.
 
조선 3사 가운데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오후 2~5시 파업에 돌입했으며 한화오션 노조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도 4시간가량 파업을 벌였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부분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노조 집행부를 중심으로 천막 농성을 진행했다.
 
HD한국조선해양 등에 따르면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은 없었다.
 
조선노연은 28일 진행된 부분파업을 ‘1차 경고파업’으로 정의하고, 사측이 노조가 수용할 수 있는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9월 공동투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공동투쟁으로도 협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조선3사 노조의 총파업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조선노연 측은 “추석 전까지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것이며 이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총파업이 현실화한다면 조선3사의 손실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 노조의 파업 당시 생산차질이 발생하면 하루 약 130억원이라는 손실이 발생했다. 50일 넘는 투쟁기간 동안 회사가 입은 피해는 8000억원이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연간 매출은 4조8000억원 수준인 데 반해 지난해 기준으로는 7조4000억원이 넘어서면서 올해는 부분파업에 따른 손실액이 2022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조선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조는 회사가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는 만큼 이에 맞는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5366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한화오션도 2분기 약 9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433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086억원이다.
 
다만 조선업계는 2022년까지 조단위의 적자가 발생했으며, 10년간 이어진 불황으로 회사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한 만큼 당장은 무리한 임금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