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1년 만에 공전 멈춘 '전세사기 특별법'...LH, 11월부터 피해주택 매입
2024-08-28 15:35
LH, 오는 11월부터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시작
그간 공전을 거듭해 온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국회 문턱을 넘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비 부담은 낮추고, 주거안정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법 개정안은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안정을 강화해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요청이 있으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피해자로부터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은 뒤, 경매로 피해주택을 낙찰 받아 피해자에게 임대료 없이 최장 10년간 공공임대로 장기 제공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LH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피해주택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10년이 지나 임대료 지원이 종료된 뒤에는 피해자가 원하면 공공임대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10년을 추가로 거주할 수 있다. 피해자는 경매 이후 피해주택에서 바로 퇴거하며 경매차익을 받는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 단 임대료와 경매차익 지원액 총합이 피해자가 돌려받지 못한 피해 보증금 규모를 넘길 수는 없다.
공공임대주택에서 거주하길 원치 않는 피해자에게는 '전세임대'를 지원한다. 피해자에게 공공임대주택 대신 민간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공공임대와 같이 최장 10년간 무상으로 거주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신탁사기주택, 위반건축물, 선순위 피해주택도 LH가 적극 매입한다. 매입한 주택은 피해자가 최장 10년간 공공임대주택 형식으로 무상 거주할 수 있다.
이번 특별법 개정안에는 이중계약 전세사기 피해자를 피해 인정 대상으로 명시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중계약은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세입자를 받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새로운 세입자는 입주를 못해 대항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되, 피해주택의 공공매입 및 임대료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은 세부 기준 마련 등이 필요해 공포 후 2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세사기 피해자 모두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겨있지 않고 LH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모두 낙찰할 수 있는 여건과 예산이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며 "근본적으로 임대인에게 세금 체납 정보가 있거나, 위법한 이력이 있거나 하는 것을 임대차계약에서 미리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전세사기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예방책이 빠져있는 데다가 오히려 임차인보다 임대인을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