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한도 최대 1억 줄어든다"…초강력 대출 조이기에 실수요자 '발동동'
2024-08-27 16:02
연봉 5000만원 직장인 한도 3억7000만→2억8000만원으로
# 다음달 전세 만기를 앞두고 주택 매매를 고려했던 A씨는 예상치 못한 고민에 빠졌다. 은행들이 7월부터 금리를 올리며 당초 예상보다 연 이자가 500만원가량 늘어나는 데다 갑작스러운 대출 만기와 한도 축소로 대출 가능한 금액이 2억원 가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세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인근 아파트 전셋값마저 크게 올랐는데 아파트 매수 계획까지 틀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A씨는 크게 낙담했다.
주택 관련 가계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권에서 본격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만기와 한도 제한 조치에 나서면서 A씨와 같은 실수요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9일부터 최장 50년(만 34세 이하), 그 외 40년인 주담대 대출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대해 30년으로 일괄 축소하고, 신규 주담대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제한한다.
지난 7월 이후 가파르게 오른 대출금리도 실수요자에게는 부담이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짙어지며 조달금리가 내려가고 있었는데도 이 기간 신한은행은 주담대 최저 금리를 1.18%포인트, 우리은행은 1.27%포인트 올렸다. 대출자로서는 1억원을 대출받았을 때 연 이자로 120만원 안팎을 추가 납입해야 하는 것이다. 4억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2개월 만에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연 이자는 480만원, 월 40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이 같은 피해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4년을 맞아 전셋값 상승 압력이 강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상승과 추석 이후 가을 이사 수요가 맞물린 탓이다. 매매 대기자들의 자금줄이 말라 부동산 열풍이 일부 위축될 수는 있지만 대출 규제가 투자 심리 자체를 꺾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달 아파트 계약을 했거나 할 예정인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 한도, 이자와 관련한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장 매매가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내년 초 이후로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루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