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심화에 아파트 '빈부격차' 심화…상위-하위 가격차 역대 최대

2024-08-27 09:55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늘고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으로 서울 내에서도 일부 인기 지역과 단지에 수요가 집중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5.27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를 살펴보면 8월 서울의 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25억7759만원이었고, 하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4억8873만원이었다.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하위 20% 아파트보다 5.27배 비싼 셈이다.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2022년 11월 4.53에서 지속적으로 커지며 지난 7월 5.16을 기록해 기존 최고치(2018년 4월 5.08)를 넘어섰다. 이번 달에는 5.27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매매가격으로 따져봐도 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 간 격차는 커지고 있다. 

서울 지역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8월 24억1568만원에서 올해 8월 25억7759만원으로 1억191만원(6.7%) 올랐다. 반면 하위 20%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5억503만원에서 4억8873만원으로 1630만원(3.2%) 하락했다.

또한 8월 서울 지역 상위 20% 아파트의 ㎡당 매매가격은 평균 2696만원이었으나, 하위 20% 아파트의 ㎡당 매매가격은 평균 760만7000원에 그쳤다. 서울의 ㎡당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도 3.5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6년 1월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과 전국 기준 아파트값 5분위 배율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10.67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22년 11월의 10.66이었다.

전국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4738만원, 하위 20%의 평균 매매가격은 1억1692만원이었다. 같은 달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6546만원, 하위 20%의 평균 매매가격은 2억3274만원으로 5분위 배율은 7.15를 기록했다. 이 역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3년 4월 이래 최고치다.

아파트값 격차가 커진 데에는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소득 양극화,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심화, '똘똘한 한 채' 현상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3구 등 준고가 지역을 위주로 아파트 거래와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아파트 가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음달 1일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