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불황 먹고 자라나는 NPL 시장...올해 매각 규모만 10조+α
2024-08-27 06:05
은행권에서만 NPL 8조 이상 매각될 듯···과거 위기 수준
"건전성 관리 압박 커질 시 NPL 정리 경쟁적으로 커질 것"
'NPL 시장 확대=금융권 건전성 적신호'···신용 위험 커져
신용 리스크 큰 2금융 NPL···부실 정리 더 어려워질 가능성
"건전성 관리 압박 커질 시 NPL 정리 경쟁적으로 커질 것"
'NPL 시장 확대=금융권 건전성 적신호'···신용 위험 커져
신용 리스크 큰 2금융 NPL···부실 정리 더 어려워질 가능성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전체 금융권에서 NPL 매각 규모가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NPL 비율이 5년 만에 가장 높아진 은행권에서는 올해 1분기 중 1조7000억원을 매각했고, 통상 하반기 매각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연간 매각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저축은행과 증권사 PF 연체율이 각각 11%, 17%를 넘어섰고 연일 부실을 떨어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을 고려할 때 제2금융권에서도 최소 수조원대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NPL 투자전문회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NPL 매각 규모만 보더라도 과거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하반기 전 금융권이 건전성 관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대출채권을 떨어내려는 시도가 본격화한다면 금융사들은 경쟁적으로 (NPL)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NPL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대출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금융권이 더욱 많은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건전성 위기로 귀결된다. 연체가 쌓인 금융사는 대손충당금을 더욱 쌓아야 하고, 이는 자본 비율을 낮추고 자본 적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 나아가 경제 전반의 신용 위험을 키우기 때문에 상당히 부정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NPL이 쌓이면 쌓일수록 부실 정리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금융사마다 부실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NPL 매물이 쌓이면 쌓일수록 매수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이는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큰 2금융 채권 가격이 내려가고, 평가절하로 인해 더욱 큰 투자 대비 손실이 우려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NPL투자전문회사들은 지난해 5조200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입했는데, 대부분 비은행 대출채권 대신 은행권 선순위 우량담보부 대출채권이 차지했다. NPL투자전문회사들은 담보부 채권을 선호하는데, 비은행권에서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이 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NPL 투자전문회사의 차입 배율은 높아졌고, 비은행권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 여력은 줄어들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2금융권 부실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지만 경기가 어렵다 보니 NPL 매각이 본격화하면 아무래도 우량한 은행권 채권을 더욱 우선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2금융 부실채권의 매각가는 상당히 낮아질 수 있고, 부실 정리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