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위민스 NOW] 프로골퍼 김인경, 올드코스서 18년 선수 생활 마침표

2024-08-26 00:48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AIG 위민스 오픈은 지금

은퇴를 발표한 김인경이 25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 1번 홀 티잉 구역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R&A]
김인경이 '골프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18년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인경은 25일(현지시간) 올드코스에서 열린 제48회 AIG 위민스 오픈(총상금 9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를 마치고 대회를 주최·주관하는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의 최고경영자(CEO) 마틴 슬럼버스에게 은퇴 의사를 밝혔다.

라운드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갔다가 R&A의 요청으로 오후 2시 30분께 올드코스로 돌아왔다.

김인경은 공동 취재 구역에서 "슬럼버스 CEO와는 친하게 지냈다. 지금까지 조언을 많이 받았다. (은퇴가) 큰 뉴스가 아닌 개인적인 부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인경은 "골프를 통해서 어울리는 것을 배웠다. 영어도 배웠다. 다양한 곳에 갈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실수가 잦았음에도 기회를 줬다"고 덧붙였다.

김인경은 2017년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현 AIG 위민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7번째 우승이자, 메이저 첫 승으로 기록됐다. 2012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셰브런 챔피언십)에서는 18번 홀 30㎝ 파 퍼트를 놓쳐서 유선영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에 대해 김인경은 "당시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자책을 많이 했던 시기다.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우승으로 짐을 내려놨다. 우승하고 나서는 나 자신과 화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스코틀랜드의 카트리나 매슈는 올드코스를 상징하는 스월컨 브리지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김인경은 은퇴 사실을 알리지 않아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는 "스월컨 브리지에서 사진 찍을 기회는 언제가 있을 것 같다. 프로로서 아쉬움은 있다. 오늘 안 된 것을 연습할 계획이다. 골프와의 완전한 이별은 아니다. 투어 생활은 끝이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인경은 "관심사가 있다. 지금은 이야기할 수 없다. 골프는 떼어 놓을 수 없다. 골프를 통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행복하고 감사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쉬움이 컸다. 오랫동안 골프 안에서 지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받은 사랑만큼 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끝에 김인경은 LPGA 투어 진출을 목표로 삼은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국내에는 잘하는 후배가 많다. 부럽고 기대된다. 자신감 있게 경기하면 된다. 나보다는 좀 더 행복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김인경이 2017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우승컵을 번쩍 들고 있다. [사진=L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