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경 "김문수, 자문위원에 수행비서 시켜…자문 일정 5건에 불과"
2024-08-25 11:15
자문 일정 5건도 89.5%가 '수행 및 보좌'
자문위원 A씨, '김문수 TV' 총괄제작국장 출신
자문위원 A씨, '김문수 TV' 총괄제작국장 출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자문위원에게 수행비서 역할을 맡겼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자문위원이 자문으로 기록한 일정은 5건에 불과했고, 이 일정 중에서도 '수행 및 보좌' 비중이 89.5%였다는 것이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25일 김 후보자의 경사노위 위원장 재직시절 출근일지와 자문위원 A씨의 자문일지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체 자문일지에 기록된 약 900건의 일정 중, 자문에 해당하는 일정은 5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A씨의 자문일지 상당수는 김 후보자의 수행 및 보좌 일정이 89.5%를 차지했다. A씨는 김 후보자의 유튜브 채널 '김문수 TV'의 총괄제작국장을 맡은 바 있다.
A씨는 아울러 김 후보자가 출근하지 않은 날에도 19일가량 업무를 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하계휴가 중이던 2023년 8월 3일에도 A씨는 '위원장 대외 일정 관련 내부 논의'를 했다. 김 후보자가 일본 출장을 갔던 같은 해 11월 28일에도 A씨는 자문 업무를 한 것으로 기재됐다. 정 의원은 "위원장 부재 시 A씨가 홀로 자문을 했다는 것"이라며 "정확히 어떤 자문을 한 것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자문일지의 부정확한 표기도 문제 삼았다. 전체 자문일지에는 자문위원이 어떤 일정에 참가했는지도 표기되지 않았고, '보좌 및 수행' 등으로만 단순 표기돼 있어 자문위원으로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파악할 수 없는 일정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정 의원은 "903건 중 649건이 단순 표기돼 있었고, 이 역시 A씨가 자문위원이 아니라 수행비서 역할이었다는 의원실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자문위원을 수행비서로 쓴 것을 용납한다면, 모든 공공기관과 위원회에서 자문위원을 명분으로 상근임원, 상근비서를 별도로 둘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문제로 지난 22일 김 후보자를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A씨가 자문회의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사실상 김 후보자의 수행 비서 역할을 하면서 자문료 총 1억455만원을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A씨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함께 고발했다. 정 의원은 오는 26일 열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질의한단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