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치과병원에 폭발물 테러를 한 70대 남성이 해당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남성은 치과에서 보철치료 후 통증이 이어지자 범행을 저질렀다. 

23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서구 한 치과병원 출입구에 부탄가스가 든 상자를 터뜨린 김모씨(79)는 해당 병원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5차례 진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

크라운 보철 치료를 받은 그는 치료 후 계속 흔들리는 이를 고정하기 위한 시술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씨는 이달 중순부터 "치료받은 이가 계속 흔들리고 통증이 심하다"며 병원에 항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통증이 심해 화가 나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병원 측이 환불이나 재시술을 제안하자 김씨는 재시술 날짜를 지난 21일로 예약했으나 예약 당일 병원에 오지 않고 다음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김씨가 재시술 예약일을 이틀 정도 앞두고 주거지 인근에서 폭발물로 사용할 부탄가스를 구입하며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확인했다.

예약일에 병원에 가지 않은 김씨는 다음 날인 22일 광주 광산구 한 주유소에서 인화물질을 구입했다.

인화물질을 넣은 통 주변에 부탄가스 4개를 묶어놓은 방식으로 폭발물을 직접 제작, 상자에 담아 해당 병원으로 찾아갔다.

김씨는 "(제작 방법을) 어디에서 배운 것은 아니고, 상식선에서 이렇게 만들면 폭발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범행 당시 술을 마셨던 김씨는 택배 배달부처럼 행세하며 폭발물이 든 종이상자를 병원 출입구에 놓아두고 불을 붙여 터뜨렸다.

김씨는 도주한 뒤 광주 광산경찰서 인근 식당에서 또 술을 마시고 범행 약 2시간 만에 자수했다.

경찰은 김씨가 술에서 깰 때까지 유치장에 입감했고, 이날 오전부터 김씨를 상대로 조사 중이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