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필름으로 10℃ 낮추고, 겨울엔 발열 유리로 5분만에 서리 제거"
2024-08-22 16:41
모빌리티가 쾌적한 생활 공간이 되는 매직
현대자동차·기아, 냉난방 패러다임 바꿀 첨단 열관리 기술 공개
현대자동차·기아, 냉난방 패러다임 바꿀 첨단 열관리 기술 공개
"창문에 부착하면 폭염에도 10℃ 이상 낮춰주는 쿨링 필름, 한 겨울 건조한 히터 바람 대신 온돌방처럼 몸 전체를 뜨끈하게 하는 발열 패브릭,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발열 유리 등 차량 열관리에 특화된 세 가지 신기술을 통해 자동차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
22일 현대자동차·기아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크레스트 72'에서 '히트 테크 데이(Heat Tech Day)'를 개최하고, 차량 내부의 온도를 조절해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3가지 기술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냉난방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면서 "온도제어 기술은 전동화, 자율주행 시대에 차량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모빌리티를 진정한 생활공간으로 전환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기술은 △차량 유리에 부착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나노 쿨링 필름’ △탑승객 주위의 발열체를 통해 체감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 △세계 최초로 48V(볼트) 시스템을 적용해 빠르게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다. 모두 현대차·기아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기술이다.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도 공개됐다. 이 시스템은 탑승자의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차가워진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운전석에는 스티어링 컬럼 아래쪽과 도어, 센터 콘솔 등 5곳, 동승석에는 도어, 글로브박스 등 4곳에 발열체를 탑재한다. 외부에 인조가죽, 패브릭 등으로 감싸기 때문에 화상 등의 염려도 없다. 해당 기술 역시 2025년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순차 탑재된다.
오만주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연구위원은 "이 기술을 기존 공조 시스템과 접목하면 3분안에 탑승자가 원하는 온도에 도달해 기존 대비 에너지가 17% 이상 절감된다"면서 "바람으로 공기를 데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고, 쾌적한 난방이 가능하며, 에너지 저감을 통해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8V의 고전압 시스템을 통해 영하 18℃에서도 유리 표면의 성에를 5분 내에 완전히 제거할 수 있어 기존 내연기관 보다 10% 더 적은 전력으로 최대 4배 빠른 제상이 가능하다. 여름철에는 금속 코팅이 외부에서 오는 태양 에너지를 최소 60% 차단해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특히 캐나다나 북유럽 등 혹한 지역의 전면 유리에 주로 사용되던 텅스텐 와이어 열선 대비 시인성이 개선돼 빛 번짐이나 왜곡 없이 운전자에게 깨끗한 시야를 제공한다.
정영호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상무는 "차량 실내 열관리 기술 외에도 모터와 엔진, 배터리 등 모빌리티 전체의 열을 관리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