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공영 NHK 뉴스서 "센카쿠는 中영토" 발언...중국인 직원 해고

2024-08-20 17:09
중국어 라디오 방송 중 중국인 직원이 돌발 발언
NHK "부적절한 방송, 깊이 사죄"…해당 직원 해고 방침

센카쿠 열도[사진=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일본 공영방송 NHK 라디오 중국어 뉴스에서 19일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중국 땅이라는 발언이 방송돼 NHK가 사과에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NHK는 이날 오후 라디오 국제방송 등을 통해 방송된 중국어 뉴스에서 중국인 직원이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에 대해 '중국 영토'라고 말하는 등 원고에 없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발표했다. NHK에 따르면 '라디오 국제방송', '라디오 제2방송' 등에서 진행되던 생방송 뉴스에서 야스쿠니 신사 돌기둥 낙서 소식을 전하던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 외부 직원이 갑자기 센카쿠 열도에 대해 '중국 영토'라고 말하는 등 원고에 없는 발언을 약 20초간 했다.

NHK는 이에 사과 성명을 내고 "뉴스와 무관한 발언이 방송된 것은 부적절했으며 깊이 사과드린다. 재발 방지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센카쿠 열도는 대만 동북쪽 120㎞, 오키나와 남서쪽 200㎞에 위치한 곳으로, 1969년 유엔이 센카쿠 열도 부군 해저에 석유를 포함한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뒤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이 시작됐다. 센카쿠 열도는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일본 영토로 귀속됐지만, 중국은 힘으로 영토를 약탈한 것은 국제법상 무효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센카쿠 열도를 실효 지배하면서 영유권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도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 열도 인근 바다에 자국 선박을 보내는 한편, 상대국 선박이 센카쿠 열도에 접근하면 퇴거를 요구하는 등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20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해당 중국인 남성 직원은 NHK가 위탁 계약을 맺은 단체 직원으로, 2002년부터 NHK에서 뉴스 원고를 중국어로 번역해 읽는 업무를 해 왔다.

사건과 관련해 NHK는 해당 직원과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있는 관련 단체를 통해 엄중 항의하고 단체와의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이 직원은 '대리인을 통해 연락하겠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고, 발언의 의도 등은 현재까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요미우리는 향후 NHK가 뉴스를 녹음한 뒤 방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는 이날 지난 5월에 이어 또다시 낙서가 발견됐는데, 신사 입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라고 적힌 돌기둥 표면과 받침대에 각각 3곳씩 검정 매직펜과 같은 도구로 낙서가 되어있었다. 화장실을 뜻하는 중국어와 비슷한 글자와 알파벳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경찰은 발표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앞서 5월에 같은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을 뜻하는 영어 단어 'toilet'이라는 낙서가 발견된 바 있다. 낙서를 한 이들은 중국인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