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대 주력산업 수출증가율, 중국·대만에 밀렸다
2024-08-19 14:06
자동차 수출액 중국에 역전당하고, 대만과는 반도체 격차 커져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주요 수출 경쟁국의 최근 10년간 수출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중국과 대만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전자기기와 반도체, 자동차 수출액이 두 국가에 크게 추월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무역협회 등의 통계를 분석한 '동아시아 4개국(한국·일본·중국·대만) 수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수출액은 2013년 5596억 달러에서 2023년 6322억 달러로 13.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액은 2조2108억 달러에서 3조4217억 달러로 54.8% 증가했고, 대만의 수출 증가액은 3051억 달러에서 4148억 달러로 36% 늘었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중국의 4분의 1, 대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이 기간 일본의 수출 증가율은 7149억 달러에서 7168억 달러로 0.3% 증가했다.
우려할 점은 한국의 4대 수출 품목(전자기기·자동차·반도체·기계) 가운데 전자기기와 자동차의 수출액이 각각 대만과 중국에 역전됐다는 점이다.
전자기기 품목에서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은 1713억 달러로 2013년(1355억 달러)과 비교해 26.4% 증가했지만 이 기간 대만의 수출액은 1141억7000만 달러에서 206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80.7% 늘었다. 중국 역시 5612억9000만 달러에서 8964억2000만 달러로 59.7% 증가했다.
지난 2013년 한국이 중국에 크게 앞섰던 자동차 수출액도 2023년 한국 918억3000만 달러, 중국 1925억 달러를 기록하며 중국에 역전당했다.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자동차산업 후발주자인 중국의 절반에 그친 셈이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액이 같은 기간 228.8% 증가한 데 반해 한국은 26.2% 느는 데 그친 것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다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주요 품목에서 중국 등 다른 국가와의 수출경합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경합도란 양국의 수출구조 유사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산업구조가 유사해 수출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과 중국은 최근 10년간 반도체와 자동차, 기계에서 수출경합도가 상승했는데 중국의 수출점유율 확대에 따른 타격이 우려된다고 한경협은 전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는 한국과 일본이 0.915, 반도체는 한국과 중국이 0.910의 높은 수출경합도를 기록해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한경협 관계자는 "수출 둔화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은 4대 수출 품목 전 분야에서 중국, 일본과 0.5 이상의 수출경합도를 보이는 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자동차 수출액이 중국에 크게 추월당한 것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