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유상임 과기장관 "AI 기술, 글로벌 3위 도약…가계통신비 부담도 덜 것"

2024-08-18 17:00
윤석열 정부 두번째 과기정통부 장관 취임
국가AI위원회 중심 역량 집결
국내외 컨소시엄 수행기관 선정
R&D 시스템 체질개선도 약속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인공지능(AI) 3대 강국(G3) 시대를 열겠다."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수장에 오른 유상임 장관이 취임과 함께 AI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 장관은 AI 기술 분야 세계 3위권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AI 3G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내놓은 정책 목표다.

18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유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AI 3G 시대를 열기 위해 산업계와 경쟁력 있는 AI·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AI컴퓨팅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AI 3G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AI 기술 부문에서 G3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 장관은 윤 대통령 제안으로 구성한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중심으로 AI 정책을 힘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유 장관은 취임사에서 "오는 9월 출범하는 국가AI위원회가 국가 역량을 총결집하는 'AI 빅텐트'가 되도록 민간·정부·부처 간 협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인 국가AI위원회는 윤 대통령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유 장관이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위원회는 AI 관련 주요 정책과 관련 연구개발(R&D)·투자 전략 수립, 규제 발굴·개선, 윤리원칙 확산 등 국가 AI 정책 전반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를 방문해 국내 사이버 위협 대응 현황과 상시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2024.8.17 [사진=과기정통부]

취임 직후 우리나라 AI 연구거점을 구축·운영할 수행기관 선정도 완료했다. 이 역시 AI G3 도약 정책 일환이다. 과기정통부는 1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고려대·연세대·포항공대(POSTECH) 컨소시엄을 'AI 연구거점 프로젝트'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집약하는 구심점 조성을 위한 것이다.

컨소시엄에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 해외 유수 대학들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한다. 서울시와 서울 서초구, HD한국조선해양·포스코홀딩스·LG전자·네이버클라우드·LG에너지솔루션·포티투마루·인이지·코르카 등이 AI 연구에 동참한다. 미국에선 스탠퍼드대·뉴욕대·카네기멜론대·코넬대 등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한다. 캐나다 토론토대·워털루대, 프랑스 국립디지털과학기술연구소(INRIA)·프랑스 파리공대와 국립디지털과학기술연구소(INRIA), 아랍에미리트(UAE) AI 전문대학원인 모하메드 빈 자예드 AI대학원(MBZUAI) 등도 해외 협력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들은 앞으로 파괴적 혁신을 지향하는 '뉴럴 스케일링 법칙 초월연구'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 등 AI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성공적인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국비 36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기업 등에서 500억원 넘는 현물·현금 투자 유치도 약속받았다.

유 장관은 AI 3G 도약과 함께 연구개발(R&D) 시스템 체질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다. 유 장관은 취임사에서 "R&D 예산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 국가전략기술 확보·미래 성장동력 발굴·글로벌 공동 연구·인재 양성 등을 골자로 하는 선도형 투자 포트폴리오로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은 국가 핵심과제를 집단지성으로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혁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유 장관은 "과학기술과 디지털혁신으로 우리나라를 세계 선도국으로 견인하겠다"고 적었다. [사진=과기정통부]

가계 통신비 인하를 비롯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안정 정책들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유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통신 서비스가 더 높은 품질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모든 국민이 AI·디지털 기술 혜택을 고르게 누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 불편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 큰 혼란을 가져오는 네트워크 장애와 악의적인 사이버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유 장관은 취임 다음 날인 17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를 직접 찾아 국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위협 대응 현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초전도체 전문가인 유 장관은 1959년 강원 영월 출신으로 서울 경복고와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당시 요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무기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에너지부 에임즈연구센터 연구원과 일본 초전도공학연구소(SRL-ISTEC) 초빙연구원, 일본 철도종합기술연구원(RTRI) 주임연구원 등을 지낸 뒤 1998년 모교인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한국초전도저온공학회장과 한국세라믹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검사 출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배우 유오성 친형이다. 유 후보자는 4남 1녀 중 둘째, 유 의원이 셋째, 유오성이 넷째 아들이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와는 동서지간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만 16일 오후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과기정통부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