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추가 모집에도 '지원율 저조'···"일반의 개원가로 몰릴 듯"

2024-08-18 14:43
전공의 출근율 9% 불과···복귀 가능성 '희박'
내달부터 '전공의 없는' 상급병원 전환
전공의 이탈 대안 '간호법' 통과 예의주시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이 지난 16일 마감됐지만 지원율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신입 전공의 모집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에도 지원율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일반의 신분인 사직 전공의가 개원가로 쏟아져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추가 모집’에도 전공의들이 응답하지 않으면서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전공의 없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8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들은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상급 연차(2∼4년 차) 레지던트와 인턴(레지던트 임용 전 전공의)의 지원서 접수를 지난 16일 마감했다.

이번 추가 모집은 최근 전공의 하반기 모집 지원율이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서울 ‘빅5’ 병원 일부조차도 원서 마감 직전까지 지원자가 전무한 곳이 있었고, 지방 수련병원은 지원자가 없는 채로 추가 모집을 종료한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빅5 대학병원 관계자는 “앞서 진행한 하반기 모집 때보다 지원자 수가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빅5 병원조차도 마감 직전까지 지원자가 없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사직 전공의들이 당분간 복귀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여 내부적으로 하반기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마감했던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은 모집 대상(7645명) 중 1.4%(104명)에 그친 바 있다.

의료 공백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 출근하고 있는 전공의는 1만 3531명 중 1216명(9.0%)이다. 출근율이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의료계에선 일반의 신분인 사직 전공의가 개원가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전공의 사직에 이어 전문의 사직률까지 증가하면서 일부 응급실이 운영을 중단하는 등 의료 공백이 연일 심화하고 있다. 여름철 코로나19도 재유행하면서 응급실에 환자들이 몰리고 있어 의료계에서는 오는 추석 시즌이 ‘의료 공백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경고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에게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병원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다음 달부터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50% 수준인 상급종합병원 중증 환자 비중을 3년 내에 6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전공의 비중을 40%에서 단계적으로 20% 이하로 감축한다. 일반 병상도 5~15% 줄일 예정이다.

진료지원(PA) 간호사 인력을 활용해 전공의 의존도 역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제도화하는 ‘간호법’의 국회 통과도 지원한다. 최근 여야가 이달 본회의 중 간호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세부 내용을 정리하기 위한 막바지 조율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정부도 PA 간호사와 같은 인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법 제정 등 제도화를 통해 상급 종합병원이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