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아픈 손가락' 전장사업 정상화… '1조 클럽' 회복 청신호

2024-08-15 19:00
전장사업 흑자전환… 원가절감 노력 결실
'캐즘' 등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은 우려 여전
애플 전작 부진 씻을 아이폰16 출시로 호실적 기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전장사업이 올해 들어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전사 호실적의 보탬이 되고 있다.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도 고객사 애플의 '아이폰 파격 세일' 효과로 비수기 위기를 넘긴 가운데 내달 출시 예정인 신작 '아이폰16' 시리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15일 LG이노텍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전장부품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9879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전장 사업은 LG 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이지만, LG이노텍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장부문에서 연간 적자를 이어갔다. 사업 초기 시장 전섬을 위해 진행했던 '저가 수주'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은 가운데 코로나 여파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완성차 시장의 생산차질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친환경 자동차용 부품과 자율주행 관련 부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1조5675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다. 또 플랫폼 모델 중심의 개발과 지속적인 원가구조 개선 활동 등으로 영업적자도 대폭 개선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코로나 이전 수준인 9000만대를 회복하고, 올해도 경기둔화 영향에도 불구하고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부사장)도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장부품 사업 매출을 현재 2조원대에서 향후 5년 내 5조원대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중에서도 모터 내부의 마모되기 쉬운 부분을 제거해 내구성을 높인 BLDC 모터와, 기기와 전자장치의 복합 모듈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및 보유 제품·기술을 레버리지 할 수 있는 차량용 통신 모듈, 차량용 조명 모듈과 전기차용 부품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더해 전기차 화재에 따른 수요 감소가 우려되고 있지만, LG이노텍 측은 고부가제품 중심의 수주 확대와 원가 혁신 활동 추진 등으로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장부문이 정상화에 진입한 가운데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도 성수기인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실적 호조가 기대되고 있다. 애플은 오는 9월 10일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아이폰15 프로맥스'에만 적용됐던 폴디드줌(광학식 연속줌)도 이번 신작에는 프로 모델까지 확대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기대된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렌디드 ASP의 상승이 예상되는 데다 전략 고객사의 AI 기능 탑재로 전작 대비 판매량의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LG이노텍의 실적 추정치도 제품 출시 이후 상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의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LG이노텍은 2021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 부진 여파로 영업이익이 8308억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