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BI, 트럼프·바이든 캠프 해킹 시도 수사 중...'이란' 배후 의심

2024-08-13 17:30
민주·공화 양쪽에 '피싱 이메일' 보내...미 국무부 "이란의 선거개입 새롭지 않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란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대선 캠프 모두를 겨냥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라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FBI는 이란이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쪽 캠프로부터 정보를 탈취하려고 한다고 판단하고 지난 6월 수사를 시작했다.

민주당에 대한 해킹 시도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선언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 후보로 지명되기 전에 이뤄졌다. 바이든-해리스 캠프 직원 3명은 피싱 이메일을 받았지만, 해킹 시도는 미수에 그친 걸로 전해졌다.

WP는 트럼프 캠프에서는 한 명의 이메일이 해커들에게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해킹된 대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고문이었으나 캠프와 관련 없는 로저 스톤이라고 WP는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일 트럼프 캠프는 익명의 인사로부터 부통령 후보 검증 문건을 전달받았다는 소식과 관련해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세력'에 해킹당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란 소행이라고 암시했지만, 구체적 증거도 내놓은 건 아니었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9일 보고서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해커들이 지난 6월 고위급 대선 캠프 관계자를 상대로 이메일 피싱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해킹 역시 이란 소행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 정보 당국은 몇 달째 이란과 러시아 등 적대국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경고 중이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미국 선거에 간섭하려는 최근 시도들은 이란 정권에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 관점에서 볼 때 이란 정권은 수년 동안 민주주의를 훼손하거나 그런 시도를 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 정부는 미국 대선에 개입할 의도나 동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캠프는 해킹당한 것을 파악한 뒤에도 FBI를 신뢰하지 않아, 이 사실을 FBI에 알리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