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티아고만 가능'…폭염으로 2050년 하계올림픽 못 연다

2024-08-13 14:39

[사진=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이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막을 내린 가운데 2050년에는 더위 때문에 하계올림픽을 열 수 있는 도시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미국 CNN방송은 11일(현지시간) 비영리 탄소프로그램 연구단체 '카본 플랜(CarbonPlan)'이 연구한 전 세계 대부분 도시의 연간 최고 온열 지수(WBGT)를 보도했다. 

온열 지수란 기온·습도·구름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람이 열로 받는 스트레스를 측정한 수치를 일컫는다. 이 지수가 32도를 넘으면 단시간 활동으로 온열 질환이나 사망 위험이 있다고 여겨진다. 이 때문에 마라톤의 경우 28도 이상이면 경기가 중단된다. 

카본 플랜 등에 따르면 오는 2040년에서 2059년 사이 전 세계 대부분 도시의 WBGT 지수 평균값이 섭씨 32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을 포함해 기존 개최 도시, 개최 예정 도시 24곳 중 11곳이 폭염으로 하계 올림픽을 다시 치를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서울, 일본의 도쿄, 중국의 베이징, 미국의 세인트루이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등 5개 도시는 오는 2050년 하계올림픽 개회 시기의 평균 WBGT 추정치가 양·음지 모두 27.7도 이상으로 추정됐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애틀랜타,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리스 아테네, 호주 시드니·브리즈번 등 양지의 WBGT 온도가 섭씨 27.7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브리즈번의 경우 오는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 예정지다. 오는 2028년 LA 올림픽의 경우 양지, 음지 모두에서 섭씨 27.7도 미만인 것으로 나왔다. 

오는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장을 내민 6곳 중 5곳은 WBGT 수치가 높아 올림픽을 치르기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칠레 산티아고만 여름에 WBGT 수치 27.7도를 밑돌 것으로 예측됐다. 

CNN은 "극심한 더위는 운동선수에게 큰 위협이다. 화석 연료로 인한 오염이 기온과 습도를 높이며 열사병 등이 점점 흔해지고 있다. 무더위와 겹치지 않도록 올림픽 시기를 변경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