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시대 안전판 '거주자 외화예금'…OECD 평균 한참 못미쳐

2024-08-13 14:14
"은행 외화 유동성 개선…조달 금리는 낮아"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고환율 시대 외화예금 안전판으로 여겨지는 거주자 외화예금의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외화예금 비중은 총수신 대비 5.4%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20.1%)을 크게 하회한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13일 '거주자외화예금의 특징과 시사점: 변동 요인 및 차입금과의 비교를 중심으로-BOK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이종찬 과장과 해외투자분석팀 전정호 조사역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 등을 가리킨다. 외화예금은 장기적으로 수출입, 해외 증권투자 등 대외거래 규모에 따라,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규모가 늘거나 줄어왔다.

한은은 글로벌 리스크 확산 때 거주자 외화예금이 은행으로 유입돼 외화예금 시장과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개선에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거주자 외화예금이 국내 은행 중심으로 증가해 외은 지점을 통한 해외 차입 의존도가 줄었고, 국내 은행의 위기 대응 능력도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요구불 예금 비중이 3분의 2가량을 차지, 대외 차입 때 더해지는 가산금리가 거의 없어 평균 조달 금리도 낮다는 점을 짚었다.

다만 한국 외화예금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말 총수신 대비 외화예금 비중은 5.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평균(20.1%)보다 크게 낮았다.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이 지난 2012년 '외화예금 확충방안'을 통해 제시한 목표치인 10% 이상에도 뒤떨어지는 수치다.

한은은 "거주자 외화예금 확대 정책을 지속할 필요성이 있다"며 "해외 선행연구에서 지적된 부작용들은 국내에서 크게 문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거주자 외화예금 확대가 국내 신용 창출에 미치는 영향, 수출입 기업의 예비적 수요 조정이 현물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