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300% 더 오르니 지금 매수하세요"…투자권고 문자 실체는?

2024-08-13 11:00
허위사실로 유료 리딩방 가입 유도
'스팸관여과다' 지정여부 확인해야
카인드 '투자주의종목조회'서 가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 사야 한다” “앞으로 300% 더 오르니 지금이 매수 기회다” “유명인사도 매수했다”.
 
이런 문자 많이 받아보셨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정 종목, 리딩방 초대 등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불법 스팸 메시지를 많이들 받아보셨을 겁니다.
 
12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거래소가 집계한 스팸관여과다 종목 건수는 총 188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전 국민을 상대로 주식 스팸 문자 메시지를 대량 유포한 사건의 피의자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는 소식이 나옴과 동시에 스팸 메시지가 덜 오고 있습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 지정된 스팸관여과다 종목 건수는 총 392건으로 올해보다 2배 더 많았습니다.
 
스팸관여과다 종목이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영리 목적 광고성 정보의 신고 건수와, 주가, 거래량이 일정 기준 이상 증가한 종목으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지정한 기업을 말합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영리 목적 광고성 정보의 최근 3일 평균신고건수가 최근 5일 또는 20일 평균신고건수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을 때 스팸관여과다 종목으로 지정합니다.
 
또 거래소는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최근 20일 중 최고가를 경신, 장 중 주가가 일중 최저가 대비 30% 이상 변동, 전일 대비 주가 급등, 당일 거래량이 최근 5일 평균 거래량 대비 3배 증가 등 이 중 하나에 해당하면 스팸관여 종목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팸관여과다 종목 투자주의는 불공정 의심 또는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투자자 주의환기를 위한 시장경보조치(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중 1단계에 해당됩니다.
 
[사진=한국거래소]
 
2020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주식매수추천 메시지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 스팸문자 신고현황을 시장경보제도에 편입했습니다.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오브젠을 비롯해, 갤럭시아머니트리, 한양증권 등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스팸관여과다 종목으로 지정이 됐습니다. 오브젠은 최근 50억 유상증자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지난 4월 항공기 엔진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사업 지정을 받았죠. 최근에는 토큰증권 사업의 글로벌 진출이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3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한양증권은 KCGI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호재로 떠올랐습니다. 한양증권우의 주가는 4거래일 동안 160%에 육박했습니다.
 
문자 발송은 투자자의 ‘유료 리딩방’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서 이뤄집니다. 한 피해자에 따르면 발송된 문자에 적힌 링크를 누르면 한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정보를 받을 수 있고 1년 회비는 650만~1600만원이라고 합니다. 투자자들에게 묻지마 추종 매수를 유도하며 신규 호재가 있을 거라며 투자자들을 설득합니다. 리딩방 운영진들이 특정 종목을 짚어준 만큼 거래량은 치솟습니다. 덕분에 주가는 일시적으로 급등세를 보입니다.
 
그러나 금감원이 진위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은 허위사실 종목들이었습니다. 최근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수사 결과 대량 스팸 발송 이후 특정 기업엔 대량의 매수세가 유입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 피해 규모는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스팸관여과다 종목은 월 평균 약 10만건 정도로 전체 스팸문자 발송건수 대비 1%만 신고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피해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거래소 공시를 잘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스팸관여과다 종목은 거래소 공시 카인드 '투자주의종목조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팸 문자가 뿌려지는 종목은 ‘작전주’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문자메시지 배포 전에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배포 후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