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김건희 여사 수사, 법과 원칙 지키는 것이 중요"

2024-08-11 17:34
"엄중한 시기에 무거운 책임감 느껴...검찰이 국민 신뢰 얻을 수 있도록 할 것"
충남 공주 출신, 사법연수원 26기...검찰 내 '기획통'으로 불려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가 11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해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1일 심 후보자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목된 소감을 비롯해 검찰을 둘러싼 여러 굵직한 현안들을 두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심 후보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김건희 여사 검찰 방문조사 특혜 논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출장' 의혹 등 검찰이 수사 중인 여러 사안에 대해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김 여사 수사 특혜와 관련해 "구체적 사건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전·현직 영부인 수사는 증거와 법리에 따라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검찰 구성원을 잘 이끌겠다"고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그는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소감을 두고는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수사와 재판 지연 해결 방안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장으로 취임한다면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검찰 구성원 모두와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검찰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윤 대통령 임기 후반기 여당 수사와 관련된 질문에는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지키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을 이끌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복원 여부를 두고는 "오늘 지명받았기 때문에 구체적 방침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준비 과정을 통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 대답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추진 중인 검사 탄핵에 대해선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게 하려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검찰 탄핵에 대해서는 검찰이 일을 못한 부분이 분명 있으므로 그에 대해서도 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청 폐지 법안'에 대해서는 "형사사법 절차에서 정의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시스템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보호받고 형사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는 방안이 될 수 있도록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감한 이슈인 대통령실과의 관계 정립과 관련된 질문엔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한 검찰총장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며 "총장으로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 차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받았다.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 차관은 법무·검찰 행정에 정통한 대표적인 검찰 내 '기획통'으로 알려졌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97년 사법연수원을 26기로 졸업했다. 이원석 현 검찰총장보다 한 기수 선배로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과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근무하던 2017년 서울 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하며 손발을 맞춘 인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