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후 업무 복귀한 尹…현안마다 정국 요동 전망

2024-08-11 16:46
이번 주 '방송4법' 등 재의요구권 행사 예상
민주 "공영방송·노동자·내수 경제 함께 거부"
'기소 후 특사'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찬도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충남 계룡대 전시지휘시설을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달 초 4박 5일 동안의 여름휴가 일정을 마무리한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 복귀해 그동안 산적한 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쟁점 법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된 상황에서 야당이 반발하는 등 사안마다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대통령실과 야당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주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방송4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다만 정부의 재의요구안 의결 직후 예상됐던 윤 대통령의 재가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 기한이나 다른 법안의 추가 재의요구안을 고려하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무회의 당일 "재가는 조금 여유 있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특별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과 방송4법에 대한 거부권을 함께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 역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지난 5일 정부로 이송됐으며, 오는 13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 의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윤 대통령이 방송 관련 4개 법안과 나머지 2개 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면 취임 후 총 16~21번째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이들 법안 통과를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반대를 요구하면서 재의결을 준비하는 등 대응 방안을 고려 중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영방송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방송4법과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노란봉투법, 서민경제 회복의 마중물인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날리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노동자, 내수 경제를 한꺼번에 말아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22일 본회의를 예고한 이유는 거부권을 강하게 시사했기 때문에 이를 행사하면 재의결 과정을 거칠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며 "방송4법은 이진숙 위원장의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 넘어가 있는 상황이라 그런 과정을 이어갈 것이고, 당사자들이 행정 소송도 준비하고 있어 다각도의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이번 주 국무회의에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명단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지난 8일 심사·의결한 복권 대상자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반대하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져 심사위 결정대로 명단이 확정될 경우 대립의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만찬을 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윤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지만, 초청을 받아 만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DAS)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한 대표가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였던 2018년 4윌 구속 기소됐고,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 등이 확정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2022년 12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