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2024] '삐약이' 신유빈의 반전 매력...'강철 체력'으로 銅 2개 '수확'

2024-08-10 21:46
유남규·김택수·현정화, '韓 탁구 전설'과 어깨 나란히
단일 대회 3종목 준결승은 사상 최초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과 3번째 게임에서 승리한 전지희(오른쪽)와 신유빈이 서로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빈이 '삐약이'라는 귀여운 별명과 달리 이번 대회 '강철 체력'을 자랑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신유빈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독일을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신유빈은 첫 경기 '영혼의 파트너' 전지희와 함께 복식에서 중국계 선수로 이뤄진 샨 사오나-완위안을 상대로 접전을 펼친 끝에 게임 스코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첫 매치 승리로 기세를 얻은 대표팀은 이은혜와 전지희가 나란히 단식에 나섰다. 각각 카우프만과 샨샤오나에게 3-0으로 완승하며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 이후 16년 만에 메달을 따냈다.

이날 동메달을 얻은 신유빈은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 2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앞서 그는 임종훈과 짝을 이뤄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대한민국 탁구 선수가 단일 올림픽에서 멀티 메달을 따낸 건 유남규(1988 서울 올림픽 남자 단식 금·남자 복식 동), 김택수(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단식 동·남자 복식 동), 현정화(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단식 동·여자 복식 동)까지 3명이 있었다. 이제는 신유빈이 대한민국 탁구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더욱이 3개 종목 모두 준결승에 오른 건 신유빈이 유일하다.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은 혼합 복식, 여자 단체전에 이어 여자 개인전까지 전부 4강에 진출했다. 다만 개인전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게 패하며 4위에 머물렀다.

좌절할 수 있던 순간에도 신유빈은 포기하지 않고 단체전에 집중했다. 단체전에서도 강행군을 달린 그는 동메달이라는 값진 수확을 얻어냈다.

이러한 결실까지 가는 과정 속 신유빈의 강철 체력이 빛났다. 신유빈은 대회 기간 동안 무려 14경기를 치르며 투혼을 불살랐다. 강행군 속 신유빈이 '바나나 먹방', '에너지젤 먹방' 등을 통해 체력을 보충하는 장면은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꺾고 승리한 한국의 신유빈(왼쪽부터), 이은혜, 전지희가 경기를 마친 뒤 서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여자 탁구 선수들 중 개인전에서 가장 높게 올라간 그이지만,  상당히 겸손했다.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뒤 "언니들 덕분에 메달을 땄다. 너무 잘해주셨다"면서 "언니들이 옆에 있어서 지칠 수가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눈앞에 메달이 보이니까 조금 더 이겨내려고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집중력을 다 쓴 것 같아서 조금 자야 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대회 기간 자신의 한계를 넘은 신유빈은 "정말 노력한 것을 다 후회 없이 보여준 대회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편안했다. 많은 경기를 치렀는데 드디어 끝났다는 후련함도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어릴 적 대한민국 탁구를 이끌어 갈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그는 이제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올림픽 메달을 2개나 따내고, 출전한 3종목 모두 준결승에 진출하며 대한민국 탁구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