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건희 수사 가능 '채상병 특검법' 재발의…거부권 정국 예고

2024-08-08 16:30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수사 추가
국민의힘 "삼권 분립 체제 무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왼쪽)와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가 8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순직해병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일 세 번째 '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번 특검법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연계하면서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올렸다. 또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뒀다. 두 차례나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이 행사된 채상병 특검법이 재발의되면서, 국회가 또다시 거부권 정국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채상병 특검법'을 제출했다. 이번 특검법엔 수사 대상으로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 관련해 이종호 등이 김건희 등에게 임성근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 사건'을 명시하고 있다. 또 20일의 수사 준비 기간에도 증거 수집 등을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김 수석부대표는 "최근 청문회 과정에서 확인된 이종호씨가 임 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이 추가됐다"면서 "수사 준비 기간에 증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해 지난 번보다 더 강화시키는 특검법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도 "저희 속은 타들어가니까 통화기록을 한번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검 수사 방해 행위'도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관한 사건도 수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올해 6월 청문회에서 임 전 사단장이 골프 모임을 통해 이 전 대표를 알게 됐고,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은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으로도 확대됐다.  

다만 특검 추천권은 민주당에서 1명, 비교섭단체에서 1명씩 갖는 것으로 했다. 애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이 제안한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방안은 반영되지 않았다. 김 수석부대표는 "(제3자 안) 수용 여부는 그쪽이 발의해야 검토하는 것"이라며 "기존 안이 특검 실효성을 살리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 재발의를 두고 비판을 이어갔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국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부분을 뻔히 아는데도 무한반복의 정쟁을 계속하는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삼권 분립 체제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부연했다. 

한편 채상병 특검법 심사 일정과 관련해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오는 14일로 예정된 김영철 검사 탄핵 관련 법사위 청문회를 마친 뒤 이번 법안의 법사위 상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다시 한번 분명히 경고하지만, 자기 사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헌법 위반이고, 탄핵 사유"라고 경고했다.